[종교]언더우드-아펜젤러 선교사 인천입항 120주년 퍼포먼스

  • 입력 2005년 4월 5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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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 부부가 이 땅에 첫발을 디딘 지 12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들은 당시 제물포항에 내려 주님에게 ‘조선의 백성에게 자유와 빛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5일 오후 3시 인천 중구 항동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탑 앞 광장.

2000여 명의 기독교 신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1800년대 미국식 정장을 차려 입은 벽안(碧眼)의 20대 남녀 3명이 등장했다.

이들은 1885년 부활절이던 4월 5일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인천에 입항한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1859∼1916)와 헨리 거하드 아펜젤러(1858∼1902) 부부로 분장한 주한 외국인 선교사들.

5일은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한국에 첫발을 디딘지 1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인천 중구 항동 한국기독교 100주년기념탑 앞에서 주한 외국인 선교사들이 입항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인천=박영대 기자

개신교계의 양대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한국 교회 선교 120주년이 되는 이날을 기념해 당시 선교사들의 입항 장면을 재연하는 퍼포먼스 행사를 연 것.

언더우드로 분장한 한 선교사가 오른손에 성경책을 들고 기도를 하자 아펜젤러가 한국 최초로 세운 인천 내리감리교회의 김흥규(44) 담임목사가 이들의 입항이 갖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열강들이 조선의 국권을 침탈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힘을 겨루던 암울한 때에 복음의 씨가 뿌려졌다”며 “두 선교사가 첫발을 디뎠던 그날을 기념하며 한국 교회가 당시 하나였던 마음으로 돌아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퍼포먼스가 끝나자 이들은 십자가 깃발과 태극기를 앞세워 두 선교사가 120년 전 걸었던 발자취를 따라 기념탑에서 내리감리교회까지 약 1.2km를 행진한 뒤 ‘120주년을 맞은 한국 교회의 다짐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은 분열된 국론에 따른 갈등과 대립이 계속되고 있고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 북한의 핵 위협 등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한국 교회가 화합의 중재자 역할을 맡아 민족의 희망으로 되살아나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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