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불공정 인선’ 시끌

  • 입력 2005년 3월 21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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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로 예정된 신임 신일수(62) 서울시 극단장과 김백봉(78) 서울시 무용단장의 취임을 앞두고 두 단체의 감독기관인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용진)이 ‘불공정 인선’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극단 단원 9명이 17일 ‘신임 단장의 취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서울연극협회(회장 채승훈)가 22일 단장 선임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고, 무용계 인사들도 잇따라 이번 인사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있다.

연극·무용계가 이번 인선에 반발하는 이유는 두 신임 단장이 당초 공모에 응하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 규정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의 위촉으로 구성된 ‘단장 선정 심사위원회’가 공모에 응한 후보자들을 평가해 100점 만점 기준으로 80점 이상 된 인물 2명씩을 복수추천하고, 세종문화회관이 이 중 한 명을 선정하기로 돼 있다. 그러나 심사결과 두 단체 모두 80점을 넘은 후보자가 각 1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세종문화회관은 당초 공모에 응하지 않은 신일수, 김백봉 씨를 각각 ‘전문가 추천’ 형식으로 후보자에 포함시킨 뒤 단장으로 선임한 것.

이에 대해 연극 무용계에서는 ‘그럴 바에는 왜 공모제를 택했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무용단장 심사에 참여했던 한 무용계 원로는 “후보가 아닌 인물이 신임 단장으로 발표돼 당황했다”고 말했다.

21일 모임을 가진 극단장 심사위원 6인도 22일 이에 관한 의견을 밝힐 계획이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이 후보 중 한 명씩에 대해서만 80점 이상을 주었기 때문에 ‘복수 추천’ 규정을 맞추기 위해 신망 있는 원로 한 사람씩을 ‘전문가 추천’으로 넣어 뽑은 것”이라고 밝혔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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