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파 김옥균 日유배때 지은 漢詩 공개

  • 입력 2005년 3월 7일 2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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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정변(1884년)을 주도한 개화파 김옥균(金玉均·1851∼1894)이 일본 망명 당시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 한 편이 공개됐다.

김종규(金宗圭) 삼성출판박물관 관장은 김옥균이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한시 ‘계(鷄)’를 유길준(兪吉濬·1856∼1914)이 행서체로 옮겨 실은 시화첩(사진)을 7일 공개했다. 유길준은 이 시 옆에 ‘옛 친구 김옥균이 오가사와라(小笠原) 섬에 있을 때 지은 양계시(養鷄詩)를 적는다’고 기록해 뒀다.

‘계’는 ‘병아리 10여 마리를 얻어 길렀더니, 때로 이유 없이 다투는구나, 몇 번 홰치는 소리를 내다가 멈춰 서서, 면면히 서로 애틋하게 바라보다 문득 그치더라’는 내용으로 김옥균이 정변에 실패해 일본으로 망명했다가 1886∼1887년 도쿄(東京) 만 남동쪽의 오가사와라 섬에 유폐됐을 때 지은 것으로 보인다.

이 시화첩은 가로 42cm, 세로 30cm 크기의 20쪽 분량이며 닭을 주제로 유길준과 개화파 박영효(朴泳孝), 구한말 묵란의 대가 김응원(金應元), 개화파 관리 유세남(劉世南)이 쓴 글씨 5점과 일본인이 그린 채색화 5점이 담겨 있다.

김 관장은 “시화첩의 작품들은 김옥균과 가까웠던 한국과 일본의 지인들이 1900∼1907년에 쓰거나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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