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1인 3역’ 이항나의 매력 연극 ‘바람의 키스’

  • 입력 2005년 2월 22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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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이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연극 ‘바람의 키스’. 이항나는 이 연극에서 1인 3역을 연기한다. 사진 제공 떼아트르 노리
‘사랑’과 ‘이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연극 ‘바람의 키스’. 이항나는 이 연극에서 1인 3역을 연기한다. 사진 제공 떼아트르 노리
‘바람의 키스’는 ‘이항나’라는 여배우의 매력을 한껏 맛볼 수 있는 연극이다.

이 연극은 다른 여자와의 사랑에 빠져 가정을 버린 남편 때문에 괴로워하는 클로에(이항나)와 시아버지 피에르(윤주상)의 대화로 진행된다.

클로에의 현실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40대 시절의 사랑을 털어놓으면서 시곗바늘을 뒤로 돌린다. 시아버지는 젊은 여자와의 사랑에 빠진 자신을 용서한 아내 쉬잔, 그리고 가정을 버릴 수 없어 끝내 떠나보내야 했던 마틸드와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항나는 이 작품에서 ‘1인3역’을 연기한다. 다른 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긴 클로에, 가정을 깨지 못해 남편을 용서한 시어머니 쉬잔, 그리고 유부남 피에르를 사랑해 홀로 그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마틸드.

남겨지는 고통, 체념하는 고통, 떠나야 하는 고통 등 세 여자의 각기 다른 아픔은 결국 ‘사랑은 무엇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이항나의 연기는 클로에보다는 쉬잔, 쉬잔보다는 마틸드에서 더 빛난다. 클로에나 쉬잔을 그보다 더 잘 소화해낼 여배우는 또 있겠지만, 사랑스럽게 큰 눈을 깜빡이는 이항나보다 더 매력적인 마틸드는 찾기 어렵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중심이 된 초반보다 피에르와 쉬잔, 피에르와 마틸드 등 ‘남녀’가 중심이 된 중반 이후 작품은 더 흡인력을 갖는다.

이 연극의 스타플레이어는 이항나지만, 중견배우 윤주상은 안정된 연기로 극의 균형을 잡아준다. 3월 20일까지. 서울 대학로 정미소극장. 2만, 3만 원. 1544-1555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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