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눈부신 머릿결 길거리 ‘찰랑찰랑’

  • 입력 2005년 1월 27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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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자연스러운 헤어 스타일이 올해의 트랜드. 남성들의 영원한 이상형인 청순한 생머리가 더욱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 이기용. -사진제공 LG 생활건강
길고 자연스러운 헤어 스타일이 올해의 트랜드. 남성들의 영원한 이상형인 청순한 생머리가 더욱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 이기용. -사진제공 LG 생활건강
《주변의 남성들을 붙잡고 이상형에 대해 물어보라.

열 명 중 여덟, 아홉은 “윤기 나는 긴 생머리에…”로 시작하는 말을 늘어놓을 것이다.

긴 생머리의 여성은 ‘언제나 나만을 바라보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줄 것 같은 청순한 느낌,

그러면서도 때로는 섹시한 느낌’을 풍긴다는 것.

세월이 가고 유행이 변해도 항상 똑같은 이 ‘긴 생머리 판타지’에는 언제나 순종적이고 전통적인 여성상을 바라는 남성들의 심리가 깔려있다.


긴 생머리는 여성들에게도 항상 인기 있는 스타일이지만 최근 몇 년간은 웨이브의 강세로 약간 뜸한 감이 있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일명‘베드 헤어(bed hair)’라고 해서 잠자리에서 막 일어난 듯한 부스스한 스타일이 유행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길면서도 더 여성스럽고 소녀 같은 차분한 스타일이 강세.

긴 생머리가 더욱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 생머리 만들기

긴 생머리 인기의 조짐은 드라마에서 먼저 감지된다.

최근 10년 만에 SBS 드라마 ‘봄날’로 복귀한 고현정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누리꾼(네티즌)들로부터 ‘외모 나이 25세’라는 평가를 받은 그의 하얀 피부에 검고 긴 생머리는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슬픈 연가’의 김희선, ‘세잎 클로버’의 이효리까지 톱스타급 여주인공은 모두 긴 생머리다.

고현정의 헤어스타일을 담당하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라 뷰티 코어’의 민상 이사는 “고현정 씨의 경우 숱이 많고 블랙컬러에 곱슬이기 때문에 촬영 시 자연스럽게 생머리로 펴 주고 얼굴이 동그란 편이어서 정수리 부분에 볼륨을 살짝 넣어준다”고 말했다.

얼굴이 큰 편이라면 층이 많은 생머리가 어울린다. 앞머리도 일자형의 뱅 스타일 보다는 가벼워 보이도록 커트해야 한다. 각이 져서 강해보이는 얼굴은 앞머리를 부드럽게 옆으로 넘어가는 형태로 연출한다.

가르마 없이 모두 뒤쪽으로 쓸어내리는 스타일은 청순하고 지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나 얼굴이 둥근 사람은 앞가르마를 하는 것이 좋고 얼굴이 길면 옆 가르마를 타서 시선을 분산시켜야 한다.

너무 쫙쫙 펴지는 매직 스트레이트보다는 손질하기 쉽고 자연스러운 소프트 혹은 세미 매직스트레이트가 올해의 트렌드다.

긴 생머리의 생명은 머릿결.

이가자 헤어비스 이소영 부원장은 “특히 겨울철에는 손이나 브러시를 이용해 두피 마사지를 자주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 트리트먼트를 해주며 드라이어를 사용해 머리를 말릴 때 너무 바짝 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리트먼트제를 바를 때는 두피에 닿지 않게 머리카락에만 바르고 손상이 심한 부분을 손바닥 사이에 넣고 꾹꾹 눌러준다. 랩으로 머리를 감싼 뒤 스팀타월, 냉타월을 차례로 해주면 효과 만점.

나이가 들어 긴 생머리면 너무 초라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30대, 40대 여성들의 고민. 헤어 디자이너들은 키가 크고 얼굴이 작은 경우 긴 생머리도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웨이브를 주거나 핀을 이용해 연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메이크업과 코디법

배우들의 촬영현장을 소개한 기사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의…’라는 말이 흔히 나오지만 사실 공들여 한 투명 메이크업이다.

검고 긴 생머리에는 역시 투명 메이크업이 어울린다. 피부 톤을 너무 밝게 하면 창백하고 아파 보이기 쉬우므로 너무 하얗지 않게 목의 피부색과 비슷하게 한다. 라 뷰티 코어의 우현증 메이크업 실장은 “진주빛 펄 메이크업 베이스에 펄이 섞인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피부가 투명하면서도 촉촉해 보인다”고 말했다.

섀도는 파스텔 톤으로 한 가지만 펴 바르고 아이라인도 속눈썹 사이만 메워 주는 기분으로 그린다. 속눈썹을 붙이면 너무 인위적으로 보인다. 볼터치는 살구색으로 하는 것이 예쁘다. 섀도를 많이 하지 않았으므로 포인트는 입술에 준다. 특별한 날이라면 하얀 펄 섀도에 빨간 립스틱이면 충분히 이목을 끌 수 있다.

고현정이 드라마에서 입고 나오는 긴 치마에 목 양말, 스니커즈가 벌써 유행이라지만 키가 크고 늘씬한 체형이 아니라면 소화하기 힘들고 자칫 촌스러워 보인다.

스타일리스트 김희원 씨는 “키가 작으면 생머리가 초라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길고 슬림한 의상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장풍의 의상을 입는다면 새틴이나 시폰 같은 섹시한 소재에 목선을 드러내는 셔츠를 입고 스판덱스나 저지 소재의 슬림하고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으라는 것이 그의 권유. 이때 머리는 가르마를 타서 깔끔하게 묶거나 드라마 ‘오필승 봉순영’에 나왔던 박선영 스타일로 소라처럼 머리를 꼬아 핀 하나로 고정하는 것이 좋다.

재킷을 입는다면 슬림하고 짧은 블루종 스타일이나 허리선을 강조한 것을 선택한다. 목 선이 드러나는 약간 헐렁한 니트에 꼭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고 긴 생머리를 흩날리면 캐주얼하면서도 청순해 보인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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