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 출판사를 이끌고 있는 이는 현암의 아들인 조근태 사장(사진·63)과 숙명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전문 편집인인 형난옥 전무(47). 두 사람의 공동 대표 체제다.
조 사장은 “60주년을 맞아 독자들을 위한 계획을 몇 가지 세우고 있다”며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에 작은 천문대를 열고, 미술 전시회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어느 해이든 출판사는 책 내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현암사가 그간 방향을 잡아온 한국학과 환경서 출판이 올해에도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학을 위해 현암사가 1997년 시작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시리즈가 벌써 50종을 넘어섰다”며 “지난해 펴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단청’에는 정말 애착이 많이 간다. 이 책을 구술한 단청의 대가 한석성 선생이 2003년 타계했지만 그에 앞서서 책 내용을 마무리지어놓은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시리즈의 첫 책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100 가지’는 벌써 30만 권이 팔렸다.
현암사는 매년 1월 처음 펴내는 책이 정해져 있다. 바로 ‘법전’이다. 창업주인 조상원은 ‘육법전서’란 책에 왜색이 짙다며 몇 년 간의 고투 끝에 1959년 처음으로 ‘법전’이라는 이름의 책을 펴냈으며, 현암사가 수십 년째 이를 개정해오고 있다. 연세대 철학과 출신인 조 사장은 “다른 외서들은 번역이 많이 돼 나오는데 ‘사서삼경’만은 그렇지 않은 걸 철학도로서 이상하게 여겨 1965년부터 ‘논어’ ‘맹자’ 등의 번역본을 처음 펴내 큰 호응을 받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책의 시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문제는 미래지향적인 컨텐츠를 어떻게 만들어나갈까 궁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