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왜 안되지?”

  • 입력 2005년 1월 19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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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의 동반 침체에 대해 ‘안이함과 자만심에 빠져 변화를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일고 있다. MBC 드라마 ‘영웅시대’(왼쪽)와 오락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 동아일보 자료사진
MBC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의 동반 침체에 대해 ‘안이함과 자만심에 빠져 변화를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일고 있다. MBC 드라마 ‘영웅시대’(왼쪽)와 오락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 동아일보 자료사진
MBC가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월 10∼16일의 주간 시청률(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10위 안에 드는 MBC 프로그램은 일일드라마 ‘왕꽃선녀님’(9위·21.6%)이 유일하다. 그 뒤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18위) ‘영웅시대’(21위) ‘!느낌표’(22위)가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호화배역 써도 안되는 드라마

지난해 상반기 ‘대장금’과 ‘불새’ 이후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왕꽃선녀님’을 제외하고는 20%를 넘는 드라마가 없다. KBS2 ‘해신’과 SBS ‘봄날’이 30% 안팎의 시청률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MBC는 궁색한 처지다.

최근 수십억 원의 제작비와 권상우 김희선 연정훈 등 호화배역을 내세운 ‘슬픈 연가’도 16%에 머무르고 있어 MBC 드라마국 관계자들을 애태우고 있다. 주말 드라마 ‘한강수 타령’은 20%를 웃돌다가 같은 시간대 KBS2 ‘부모님 전상서’(24%)에 밀려 17%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영웅시대’의 갑작스러운 조기 종영이 외압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MBC는 특히 지난해 말 ‘시청률을 끌어 올린다’는 방침 아래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던 시트콤 ‘조선에서 왔소이다’와 아침드라마 ‘빙점’을 조기 종영하는 등 강수를 썼으나 효과를 보진 못했다. MBC 드라마국의 한 간부는 “톱스타를 캐스팅하고 제작비를 많이 들이는데도 답보를 면하지 못하고 있어 원인을 분석 중”이라며 “새로운 발상을 하지 못하는 내부 구조에 대해 다양한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간판프로 없는 오락 교양

10여 년간 일요일 오후 6시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밤)도 한 달 전부터 SBS ‘일요일이 좋다’에 선두를 내줬다. 장태연 예능국장은 “정상에 안주해 2년 동안 ‘일밤’의 코너를 한번도 바꾸지 않은 게 실착”이라며 “‘러브하우스’ 폐지 등 새로운 포맷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교양 부문에서도 KBS1 ‘VJ특공대’나 KBS2 ‘인간극장’이 2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비해 MBC는 이에 필적할 만한 프로그램이 없는 실정이다.

한 MBC PD는 “근본적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기 종영 등 미봉책마저도 효과를 보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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