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16일의 주간 시청률(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10위 안에 드는 MBC 프로그램은 일일드라마 ‘왕꽃선녀님’(9위·21.6%)이 유일하다. 그 뒤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18위) ‘영웅시대’(21위) ‘!느낌표’(22위)가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호화배역 써도 안되는 드라마
지난해 상반기 ‘대장금’과 ‘불새’ 이후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왕꽃선녀님’을 제외하고는 20%를 넘는 드라마가 없다. KBS2 ‘해신’과 SBS ‘봄날’이 30% 안팎의 시청률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MBC는 궁색한 처지다.
최근 수십억 원의 제작비와 권상우 김희선 연정훈 등 호화배역을 내세운 ‘슬픈 연가’도 16%에 머무르고 있어 MBC 드라마국 관계자들을 애태우고 있다. 주말 드라마 ‘한강수 타령’은 20%를 웃돌다가 같은 시간대 KBS2 ‘부모님 전상서’(24%)에 밀려 17%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영웅시대’의 갑작스러운 조기 종영이 외압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MBC는 특히 지난해 말 ‘시청률을 끌어 올린다’는 방침 아래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던 시트콤 ‘조선에서 왔소이다’와 아침드라마 ‘빙점’을 조기 종영하는 등 강수를 썼으나 효과를 보진 못했다. MBC 드라마국의 한 간부는 “톱스타를 캐스팅하고 제작비를 많이 들이는데도 답보를 면하지 못하고 있어 원인을 분석 중”이라며 “새로운 발상을 하지 못하는 내부 구조에 대해 다양한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간판프로 없는 오락 교양
10여 년간 일요일 오후 6시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밤)도 한 달 전부터 SBS ‘일요일이 좋다’에 선두를 내줬다. 장태연 예능국장은 “정상에 안주해 2년 동안 ‘일밤’의 코너를 한번도 바꾸지 않은 게 실착”이라며 “‘러브하우스’ 폐지 등 새로운 포맷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교양 부문에서도 KBS1 ‘VJ특공대’나 KBS2 ‘인간극장’이 2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비해 MBC는 이에 필적할 만한 프로그램이 없는 실정이다.
한 MBC PD는 “근본적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기 종영 등 미봉책마저도 효과를 보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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