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굴락’…옛소련 강제수용소의 실상

  • 입력 2005년 1월 7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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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락 상·하/앤 애플바움 지음 GAGA 통 번역센터 옮김/각권 493, 457쪽·1만2000원·드림박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1973년 ‘수용소 군도’를 펴내면서 구소련의 굴락(Gulag·강제수용소)은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70여 년간 러시아 전역에 설치된 수천 개의 굴락에 약 1800만 명이 강제 수용돼 최소 450만 명이 숨진 실상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유대인 600만 명이 숨진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비견될 참상임에도 말이다.

저자는 영국의 저명한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폴란드 바르샤바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1990년 이후 공개된 구소련 자료와, 굴락을 거친 사람과 거기서 숨진 사람의 유족들을 인터뷰해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은 2004년 퓰리처상 논픽션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공산주의의 적’으로 찍혀 수용됐던 사람들은 이후 사회의 ‘기생충’, ‘독초’ 등으로 전락해 비인간적 취급을 받는다. 스탈린 치하 산업화 시기에는 각종 자연자원을 원시적 도구로 캐내며 추위와 굶주림에 떨다 목숨을 잃어 갔다.

책을 읽다 보면 수만 명이 수용돼 강제노동을 한다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장면이 상상되기도 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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