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신춘문예]시나리오 부문 심사평

  • 입력 2004년 12월 31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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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4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총평하자면, 한 마디로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우리가 기대한 것은 신인 작가로서의 상상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었다. 결국 당선작을 뽑지 못하고 가작 1편을 추천하는 데 그쳤다.

4편의 작품이 최종 선정되었다. 남열의 ‘쌍둥이 별자리’, 전보경의 ‘소금 한 줌’, 김기영의 ‘비보호 좌회전’, 그리고 백광일의 ‘뷰티플 선데이’였다.

‘쌍둥이 별자리’는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두 남녀의 캐릭터 설정이 돋보였다. 자칭 연애전문가인 동생 지수가 소심하고 숙맥인 오빠 인수를 위해 성교육을 시켜주는 코믹한 상황들을 10대의 감성으로 재치 있게 잘 풀어냈다. 그러나 캐릭터의 힘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마지막 반전을 위한 억지스러운 구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소금 한 줌’은 철부지인 홀아버지와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노처녀 딸의 이야기를 감동적인 드라마로 잘 끌어갔다. 하지만 전체 이야기 구성이 60분 정도 분량의 TV 단막극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비보호 좌회전’은 예측할 수 없는 사랑의 운명과 만남을 독특하게 설정했다. 문제는 이야기의 설정만 있지 각 인물을 입체적 캐릭터로 구축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뷰티플 선데이’는 가장 영화적인 상상력을 구축하고 있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몽환적 분위기와 각 인물의 관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끌어간 작가적 내공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영화적 상상력으로 드라마의 공간과 배경은 설정했지만, 그 이야기의 주제를 명확하게 구축하지 못하고 겉돈 것이 아쉽다. 계속 정진한다면 작가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승재 L J필름 대표

노종윤 싸이더스 픽쳐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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