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비천무’ 첫 100% 사전제작 “제작비만 1회 3억3천만”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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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100% 사전제작 외주 드라마 ‘비천무’의 주인공 주진모(왼쪽)와 박지윤. 주진모는 “이미 촬영이 끝났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지만 흥행 측면에서 성공할 지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에이트 픽스
첫 100% 사전제작 외주 드라마 ‘비천무’의 주인공 주진모(왼쪽)와 박지윤. 주진모는 “이미 촬영이 끝났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지만 흥행 측면에서 성공할 지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에이트 픽스
‘비천무(飛天舞)’가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외주 제작사 ‘에이트 픽스(Eight Peaks)’가 한중 합작 24부작 드라마 ‘비천무’의 사전 제작을 마치고 그 방영을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외주 제작사가 드라마를 먼저 제작한 뒤 그 방영을 놓고 지상파 방송사와 협상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에이트 픽스’는 지상파에 방영권만 팔고, 해외 판권이나 출판권 등 나머지 저작권은 직접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관행을 크게 벗어난 것이어서 지상파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그동안 지상파방송사들은 외주 제작사의 드라마를 구입 방영해준다는 이유로 해당 드라마의 저작권을 상당부분 독차지해왔다.

○ 24부작 ‘비천무’는?

‘비천무’(연출 윤상호·극본 강은경)는 중국 원나라를 배경으로 몽골족과 한족(漢族) 사이에 태어난 타루가 설리(박지윤)와 검법 비천신기의 계승자 유진하(주진모)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퓨전 멜로 사극이다. 중국의 인기 배우 왕예난과 미우리도 출연했다. 원작은 김혜린의 동명 만화이고, 2000년 신현준 김희선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제작비는 80억원(편당 3억3000만원). 이중 20억원은 중국 제작사 ‘상하이츠피엔창(上海制片廠)’이 자국 방영권을 갖는 조건으로 투자했으며 한국의 창업투자사가 35억원을 댔다. ‘에이트 픽스’와 외주제작사 ‘유린 시네마 그룹’이 공동으로 8억원을, 소프트웨어진흥원이 7억원을 냈다. 나머지 10억원은 여러 군데에서 소액 투자를 받았다.

‘에이트 픽스’의 송병준 대표는 “국내 방송사의 통제를 받지 않고 드라마를 제작해 제값을 받고 팔고 싶다는 취지를 주위에서 잘 이해해줬다”고 말했다.

○ ‘비천무’의 국내외 판매

‘에이트 픽스’는 ‘비천무’의 국내 지상파 방영권을 회당 1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금액은 기존 관행보다 많은 액수. 지상파들은 외주 제작사 드라마 1회당 7000만∼9000만원을 지불해왔으며 그것도 저작권을 지상파가 갖는다는 조건이었다.

현재 ‘비천무’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방송사는 SBS로 송도균 사장이 홍보용 테이프를 봤다. MBC는 “빨리 시사회를 갖자”고 요구하고 있으며, KBS는 무덤덤한 편.

송병준 대표는 “방송사들의 반응이 다양하지만 ‘비천무’의 계약조건이 앞으로 사전 제작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에이트 픽스’는 해외 판매에서 제작비의 70%를 충당할 계획. 이미 홍콩의 드라마 배급사는 최소 3억원에 방영권 구입 의사를 밝혔고, 일본 측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비천무’의 파급 효과

‘비천무’처럼 사전 제작된 드라마가 성공하면 시청률에 좌우되는 고무줄 편성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의 인색한 제작비 때문에 무분별하게 이뤄졌던 드라마내 협찬이나 간접광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드라마 저작권 귀속 문제가 큰 변화. 방송영상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비(非) 드라마를 포함해 독립제작사의 프로그램에 대해 지상파들이 평균 93%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비천무’는 방송사의 저작권 요구로부터 자유롭다.

독립제작사협회 심재주 사무총장은 “‘비천무’ 같은 드라마가 많이 나오면 방송사에 매달리는 제작관행도 사라질 것”이라며 “‘비천무’의 계약내용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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