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하버드’ ‘미안하다…’ 열성팬들 홈피서 비방전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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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사진제공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사진제공 SBS
“하버드 반칙한 거 아닙니까. 일찍 시작하고 5분 늦게 끝나고, 당당히 경쟁하세요.”(미사폐인 ‘정은영’)

“미사팬 여러분 그렇게 시청률에 자신이 없나요? 할 말 있으면 여기 들어오지 말고 미사 게시판에 올리세요.”(러브버드 ‘곽환희’)

KBS2와 SBS의 월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의 열성팬들인 ‘미사폐인’과 ‘러브버드’들이 상대 드라마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 드라마를 비방하고 좋아하는 드라마의 시청률을 지키자며 세몰이를 하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젊은 시청자 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인데다 22일 ‘…하버드’가 방영되면서 ‘미안하다…’의 시청률이 조금씩 떨어져 팽팽한 경쟁 구도를 이루기 때문이다. ‘미안하다…’의 시청률은 22일 19.8%에서 23일 18.5%로 조금 내려갔고 ‘…하버드는 같은 시기 13.2%에서 14.2%로 오름세를 탔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사진제공 KBS

누리꾼(네티즌)들의 비방은 극중 영어를 구사하는 소지섭(미안하다 사랑한다)과 김래원(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의 영어 발음에 집중되고 있다. 소지섭은 두 살 때 호주로 입양된 배역이고 김래원은 하버드 로스쿨 유학생으로 나온다.

미사폐인들은 “김래원의 영어를 외국인들이 알아듣겠느냐”고 비아냥대고 러브버드들은 “갓난 아기때 입양 간 소지섭보다 좋으니 트집 잡지 말라”고 반박한다.

러브버드들이 ‘미안하다…’에서 연기에 처음 도전한 가수 서지영에 대해 “(연기의) 기본도 모른다”고 험담하면, 미사폐인들은 ‘…하버드’의 주인공 김태희를 두고 “연기 못하는 건 참아도 이쁜 척 하는 건 도저히…”라며 맞받아친다.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시청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의 시청률에 집착하는 이유는 문화를 통해 집단적 세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드라마 팬들이 문화 텍스트를 적절히 향유할 줄 모른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진단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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