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뮤지컬 ‘…수퍼스타’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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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클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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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브로드웨이 버전(2000년)으로 새 옷을 입은 록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지금까지의 7차례 국내 공연에 비해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그동안 국내 공연에서는 브로드웨이 원작에는 없던 ‘부활’ 장면을 마지막에 집어넣는 등 종교적 색채가 강했으나 이 작품은 이를 모두 걷어냈다.

그 대신 라스베이거스 쇼를 연상시키는 무희들의 춤과 의상,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십자가를 진 예수를 쫓는 미디어의 모습 등 요즘 관객 구미에 맞춰 화려한 의상과 현대화된 볼거리로 무대를 꾸몄다.

유다가 목을 매 자살한 밧줄에 순식간에 예수가 매달려 채찍질을 당하는 장면으로 바뀌는 연출 등은 눈길을 끌 만했다.

구버전이든, 신버전이든 이 뮤지컬의 변함없는 매력은 바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음악들이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어지는 뮤지컬인 데다 로커나 소화할 수 있는 높은 음역의 곡이 많은 만큼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자연히 주연인 박완규(예수)와 J K 김동욱(유다)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박완규의 경우 다소 약한 느낌을 주었고, 김동욱은 고음에서 가끔 불안정한 부분도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겟세마네’ ‘유다의 죽음’ 등 어려운 곡을 무난히 소화해 냈다. 주제곡인 ‘수퍼스타’는 김동욱의 음역에 맞고 그가 가장 잘 부른 곡이었다. 다만, 2막 첫 곡인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와 유다가 노래를 주고받으며 갈등을 빚는 장면은 두 사람 모두 힘에 부쳐 보였다.

마리아 역의 이연경도 신인답지 않게 자신의 역을 무난히 소화했고, 조연 중에는 시몬 역의 함제범, 빌라도 역의 김법래가 두드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버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밋밋한 느낌을 받는다면, 이는 연기력에서 비롯된 것일 듯하다. 예수 유다 모두 표정의 변화는 거의 없이 손을 뻗어 괴로움을 표현하는 정도의 연기에 그쳤다.

노래를 아무리 잘해도 연기가 뒷받침 되지 않는 한 감동이 가슴에 와 닿기 어렵다. 로커나 가수도 무대에서는 ‘뮤지컬 가수’가 아니라 ‘뮤지컬 배우’가 돼야 하는 이유다.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금 오후 8시, 토 오후 4시 8시, 일 오후 3시 7시. 3만∼12만원. 02-501-7888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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