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10주년 삼성서울병원 이종철원장 “권위 버려야 일류병원”

  • 입력 2004년 11월 3일 18시 42분


코멘트
“환자가 중심이 되려면 먼저 의사부터 권위의식을 버려야 합니다.”

삼성서울병원이 9일로 개원 10주년을 맞는다. 늘 ‘환자 중심의 병원’을 강조해 온 이종철(李鍾徹·사진) 원장은 3일 “삼성서울병원이 ‘환자=고객’이란 개념을 도입해 환자 중심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10년 전 환자들은 3시간 대기한 뒤 3분 진료를 받았어요. 환자는 불만이지만 어쩔 수 없었죠. 의료계에서 환자를 고객으로 인식하지 않았던 거죠.”

삼성서울병원은 이런 의료계의 관행을 하나하나 고쳐 나갔다. 서비스 개념을 도입해 환자 대기시간을 줄였고 보호자가 없어도 되는 병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원장은 “이제 절반의 성공을 거뒀을 뿐”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절반의 성공을 위해 의사의 ‘탈(脫)권위’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원장의 생각이다. 개원 당시 기획실장을 맡았을 때 교수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교수전용식당을 만들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원장은 “바뀌어야 한다는 소리가 의사들의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올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10년간 삼성서울병원을 다녀간 외래환자는 1000여만명. 입원환자는 50만명을 넘었다. 국내 최다 어린이조혈모세포 이식, 국내 최소 체중 신생아(434g) 생존, 세계 최다 간암고주파열치료(1700건) 등 기록도 풍성하다. 미래는 어떨까.

“아시아 최대 병원을 목표로 제2의 개원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또 환자가 최우선이 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센터 중심의 협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요.”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