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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21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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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곡 ‘가고파’ ‘수선화’의 작곡가 김동진(金東振·91·사진)옹이 지금까지 모아 온 600여권의 책과 악보, 음반 등을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기증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는 그와 연출가 여석기(呂石基)씨, 미국 구조주의 연극운동가였던 고 마이클 커비 등이 기증한 자료들을 서울 종로구 안국동 ‘갤러리175’에서 열리는 소장자료전 ‘흔적, 흩어지고 쌓이다’(21∼31일)에서 공개하고 있다.
21일 자택인 서울 성동구 금호동 아파트에서 만난 노작곡가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했다. 난청으로 보청기를 사용할 뿐 음성은 낭랑하고 걸음걸이는 꼿꼿했다.
“요즘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작곡에 써요. 여러 가곡 연주단체에서 계속 의뢰가 오거든. 건강 비결? 적게 먹고, 많이 걷고, 활동을 많이 해야지.”
그가 기증한 자료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1950, 60년대 자신이 작곡한 영화음악 악보들과 녹음테이프. 이강천 감독의 ‘백치 아다다’, 홍성기 감독의 ‘별아 내 가슴에’ 등 많은 한국영화의 주제곡과 삽입곡을 그가 만들었다.
“당시 클래식 음악 한다는 작곡가들은 대중예술로 분류되는 영화에 참여하기를 꺼렸어요. 나는 6·25전쟁 때 월남하기 전 고향 평양에 머물 때 쇼스타코비치와 하차투리안 등 소련 작곡가들이 영화음악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둔 것을 알고 있던 터라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죠.”
그는 가곡 ‘저 구름 흘러가는 곳’도 홍 감독의 영화 ‘길은 멀어도’의 주제가로 작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건용(李建鏞)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21일 ‘갤러리175’에서 열린 전시회 개막식에서 김옹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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