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150년 뮤지컬의 역사’…뮤지컬의 뿌리는?

  • 입력 2004년 10월 1일 16시 46분


◇150년 뮤지컬의 역사/앤드루 램 지음 정영목 역/448쪽 2만5000원 풀빛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로 대표되는 서구 영어권 국가의 뮤지컬은 지난 150년 동안 노래, 연기, 춤을 가장 상업적 방식으로 결합시켜 대중을 매료시켜 온 장르다.

오페레타 역사가로 잘 알려진 저자는 오늘날 철저히 자본의 논리로 운영되는 상업적인 쇼로서의 뮤지컬 형성 과정을 예술적 측면에서 음악극의 역사에 중점을 두고 바라봤다.

총 4부 1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전체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1부에서 3부까지를 뮤지컬의 전 단계인 오페레타에 대부분 할애하고 있어 ‘뮤지컬의 아버지, 오페레타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아도 무방할 듯하다.

음악뿐만 아니라 오페레타의 선구자격인 자크 오펜바흐, 앙리 메이야크-뤼도비크 알레비 콤비 등 작사가들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다. ‘코믹 오페라’의 대부로 꼽히는 영국의 ‘윌리엄 길버트-아서 설리번’ 콤비가 오늘날 뮤지컬의 중심 장르로 일컬어지는 뮤지컬 코미디에 끼친 영향도 상세히 다뤘다.

뮤지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6세기 오페라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지만, 이 책은 쉽고 코믹한 소규모 오페라인 오페레타에서부터 뮤지컬의 역사를 훑어 봤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대중을 상대로 한 오페레타의 발전기(1850년대)가 이 책의 출발 시점이다.

3부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20세기 초반 유럽 오페레타의 역사는 지금까지 시중에 나와 있는 뮤지컬 역사를 다룬 다른 책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내용들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뮤지컬이 가진 소재와 주제들, 그리고 형식적인 다양함의 뿌리가 유럽에 있음을 강변하고 있다.

이 책 뒷부분은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황금기로 일컬어지는 1940∼60년대에서 시작해 2000년까지 미국이 주도한 뮤지컬의 역사가 소개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책은 1940년대 이후의 본격적인 뮤지컬 역사에 대해서는 제한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오페레타의 역사와 오페레타가 뮤지컬에 끼친 영향을 상세히 다루고 있어 본격적이고도 진지한 뮤지컬 입문서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조용신 설 앤 컴퍼니 테크니컬 매니저·‘뮤지컬 스토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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