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파리의 연인’ 삽입곡 ‘거짓말’ 부른 강인한

  • 입력 2004년 8월 26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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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은 “지금은 팝발라드를 주로 노래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솔(soul)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김미옥기자
강인한은 “지금은 팝발라드를 주로 노래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솔(soul)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김미옥기자
15일 끝난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김정은을 향한 이동건의 가슴 아픈 사랑이 그려질 때마다 어김없이 나온 노래가 있다. 피아노 전주와 함께 ‘그대 잠시 쉬어가도 돼요/ 그대 그냥 스쳐가도 돼요’라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애절한 발라드 ‘거짓말’이다.

‘거짓말’을 부른 이는 임재범이나 JK김동욱을 연상케 하는 굵은 저음의 가수 강인한(32). 그는 곧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첫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데뷔 음반은 늦었지만 강인한은 1993년부터 가수로 활동해온 오랜 경력의 신인. ‘화이트 윙’ ‘식스 나인’ 등 인디록 밴드의 보컬로 클럽에서 활동해왔다. 99년 강변가요제에서는 혼성 듀오 ‘Neo(네오)’로 출전해 ‘너의 행복을 위해’로 은상과 인기상을 받았다. 이후 SBS ‘태양의 남쪽’(2003년)의 드라마 음반에서는 왁스의 노래 ‘여정’을 리메이크해 부르기도 했다.

일찌감치 가창력을 인정받았음에도 활동 무대를 쉽게 찾지 못했던 것은 육중한 몸매 때문이었다. 몸무게가 97kg이어서 방송국 PD들로부터 “카메라가 무서워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오랜만에 TV 출연기회를 잡은 ‘대한민국 음악축제’(8월 초 강원 속초시) 때는 ‘jtl’, ‘UN’ 같은 댄스가수들 사이에 출연해 고전했다. 담당 PD의 얼굴색이 바뀌는 것이 보였다.

목소리는 좋은데 외모가 어렵겠다며 퇴짜를 놓은 기획사도 수십 곳이었다. 그는 “뒤돌아 나오는 순간 내 ‘데모 CD’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익숙할 정도”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받아서 날씬해지는 꿈도 꾸곤 해요. 하지만 제가 잘 돼서 외모가 안 받쳐주는 실력 있는 가수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는 요즘 ‘파리의 연인’에 삽입된 ‘거짓말’이 주목 받으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2일 에버랜드에서 열린 무대에서 ‘거짓말’을 불렀는데 여러 팬들이 따라 부르더군요. 첫 경험이었습니다.”

9월 초 발매 예정인 1집은 ‘거짓말’을 비롯해 팝발라드 위주로 꾸며졌다. 수록곡 ‘늦은 후회’는 ‘거짓말’의 뒤를 이을 만한 발라드. 리듬앤블루스(R&B) 창법을 배제하고 감정을 절제해가며 부른 파워 보컬이 애절함을 더한다. ‘슬픈 약속’이나 ‘소망’도 그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배어있는 발라드 곡들이다. 보사노바 풍의 ‘바이올렛’은 경쾌한 느낌을 주며, 주영훈이 작곡한 경쾌한 댄스곡 ‘나’에서는 보컬과 댄스의 조화가 흥미롭다.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 왁스의 ‘여정’ 등 리메이크곡도 수록됐다.

그는 “3일 첫 딸이 태어났는데 그 아이에게 내가 무명가수만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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