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한흠=40년간 한국 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대선배로서,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에큐메니컬(교회일치) 운동을 해온 지도자로서 한국교회의 일치운동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은….
▽강원용=성경을 오늘의 상황에서 재해석해 적용해야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된다. 루터, 캘빈, 웨슬리 등 교단을 세운 사람들이 가졌던 개혁정신을 되살리느냐가 관건이지 교단에 집착해선 안 된다. 또 ‘개인 구원’(보수)과 ‘사회 구원’(진보)을 나눠서도 안 된다. 그리스도는 내 안에 있을 뿐만 아니라 이웃과 사회, 그리고 전 우주에 있다. 나와 내 이웃은 둘이 아니다. 한국교회는 단순한 일치를 넘어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일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옥=개인 구원에 머물러서도 안 되고 사회 구원에 갇혀서도 안 된다는 강 목사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보수 쪽에선 성경의 진리를 강도 높게 주장하지만 사회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교회가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있다.
▽강=인간이 불완전하다고 인정하는 종교가 기독교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 옳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 하나님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죄다. 상대 안에도 하나님의 역사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옥=17대 국회의원 중 기독교인이 110명이고 청와대 등 요직에 기독교인이 많다. 그러나 사회는 썩어가고 가치관이 흔들린다. ▽강=교회는 에클레시아(모여서 예배하는 것)와 디아스포라(나가서 사랑을 펼치는 것)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예배에 출석해 헌금을 잘 내는 신도만 만들어선 안 된다. 진정한 신자는 자기 욕심을 버리고 사회에 나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목사가 이걸 훈련시켜야 한다. 국회의원 중에 진짜 신자가 있어야 한다.
▽옥=평신도를 제대로 훈련시키지 못한 목회자의 잘못이 크다고 느낀다. 최근 반기독교 세력이 교회와 목사를 비판하는 일이 잦다.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강=가장 나쁜 것은 그리스도에 반대하는 세력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내세워 자기 욕심을 채우는 일이다. 상대방이 나를 비판하면 내게 무슨 잘못이 있나 돌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대담이 끝난 뒤 옥 목사는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그리스도에 충실한 강 목사의 말씀에 많은 도전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목사는 400명 목사의 기립박수 속에 자리를 떴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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