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경기침체 직격탄 맞아

  • 입력 2004년 6월 8일 18시 07분


통계청이 8일 내놓은 ‘2004년 1·4분기(1∼3월)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소득보다 지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훨씬 커서 가계 살림살이가 지난해에 비해 어려워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가계 비율이 고소득층보다 더 높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가처분소득(전체 소득에서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것)에서 소비 지출을 뺀 흑자액이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흑자율’이 크게 악화됐다.

전국 가구 기준으로 지난해 1·4분기 18.9%였던 흑자율이 올 1·4분기에는 16.5%로 2.4%포인트 떨어졌다. 가처분소득보다 소비 지출이 많은 가정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특히 전국 가구의 40%에 해당하는 소득 1분위(소득 최하위 20%)와 2분위(차하위 21∼40%) 계층은 흑자율이 각각 ―72.6%와 ―2.0%로 가처분소득보다 소비 지출이 평균적으로 많은 적자 구조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소득 최상위 40%에 해당하는 5분위와 4분위의 흑자율은 각각 34.1%와 20.3%로 지출보다 평균적으로 가처분소득이 많은 흑자 구조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4분기 중 소득 1분위의 월 평균 소득은 74만800원인데 비해 5분위는 574만4600원으로 소득 배율이 7.75배에 이르렀다.

▽버는 것도 늘었지만 쓰는 것은 더 늘어=올해 1·4분기 중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득(월 평균 기준)은 전국이 244만9000원, 도시가 252만75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4%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이 기간 중 가구당 지출은 전국이 237만3900원, 도시가 244만3700원으로 각각 9.8%, 9.7%씩 늘어나 소득 증가율보다 지출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세금과 연금, 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은 작년과 비교해 22.0%(전국 가구 기준)나 늘어 가계 수지 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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