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아이藥 잘 쓸것 같지만 약 겁내다 병 키우기도

  • 입력 2004년 5월 23일 17시 31분


아이들에게 안전한 가정상비약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약사엄마들.왼쪽부터 백소임(약국 경영 · 4세 딸) 주선미(약국 경영 · 6세 1세  딸) 최은실(제약사 근무 · 6세 딸 2세 아들) 윤소라씨(제약사 근무 · 7세 딸 5세 아들). 전영한기자 scoopjyh@donga.com
아이들에게 안전한 가정상비약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약사엄마들.왼쪽부터 백소임(약국 경영 · 4세 딸) 주선미(약국 경영 · 6세 1세 딸) 최은실(제약사 근무 · 6세 딸 2세 아들) 윤소라씨(제약사 근무 · 7세 딸 5세 아들). 전영한기자 scoopjyh@donga.com

《동창회 인터넷사이트 아이러브스쿨엔 이화여대 제약학과 92학번 모임이 있다. 5년 전부터 시작된 모임에 60명 졸업생 중 40여명이 들어와 있다. 모두 약사로 약국을 경영하거나 제약회사에 근무한다. 30대 초반의 엄마가 대부분이어서 주로 육아나 약품정보를 나눈다. 이중 4명을 불러내 직접 ‘약사 엄마들의 육아법’을 들어봤다.》

●육아 노하우

이들은 “아이 식사를 제대로 못 챙겨줄 때가 많고 자주 놀아주지도 못한다”며 “약사엄마라도 아이를 잘 돌봐주는 것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백소임씨는 “딸아이가 세 살까지 젖병을 떼지 못하고 젖병으로 생우유만 먹으려고 해 변비로 고생했다”며 “두유를 반씩 섞어 먹였더니 깨끗이 나았다”고 말했다.

최은실씨 역시 큰애가 세 돌까지 젖병을 물고 자는 바람에 치아우식증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젖병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이젠 컸으니 우유도 컵으로 먹자’고 타일렀어요. 3일간 칭얼대더니 포기하더군요. 작은애는 18개월 되면서 젖병을 떼버리려고요.”

최씨는 또 작은애가 18개월 되면 치아관리를 해 줄 예정이다. 젖니는 영구치의 모체가 되므로 건강한 젖니를 보존하는 것은 영구치를 건강하고 고르게 하는 뿌리가 된다.

약사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과자 대신 비타민제나 영양제를 먹이고 있었다. 엄마들은 무조건 광고만 보고 선택하는데 설탕이 들어가 있어 치아에 좋지 않기 때문에 나이에 따라 구별해 먹이는 것이 좋다. 백씨는 “세 살 미만이면 시럽형을, 그 다음엔 캐러멜형을,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면 딱딱한 알약을 먹인다”고 말했다.

자신의 키가 작아 아이도 작을 것이라고 고민하는 주선미씨는 큰애에게 성장판을 자극하는 영양제를 먹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초유에서 추출한 영양제는 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는 성분이 들어있어 여러모로 좋다.

●아플 때 어떻게 하나

약사라고 아이가 아플 때 잘 대처해 병을 빨리 낫게 하는 것은 아니다. 약의 효과 못지않게 약의 부작용에도 민감해 자녀의 병을 키우기도 한다.

윤소라씨는 항생제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감기에 걸린 아이를 제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가 중이염까지 앓게 한 경우.

“큰애가 다섯 살 때였어요. 항생제를 쓸 것이라는 염려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았죠. 6개월 이상 중이염을 앓았는데 이 때문에 결국 아주 독한 항생제를 써야 했어요.”

남편이 의사인 최씨는 다른 엄마들도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약국이나 병원에서 항생제를 쓸 때 왜 쓰는지 복약지도를 하고 있어요. 그러나 엄마들 중 항생제만 빼고 아이에게 먹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서 낫지 않는다고 의사와 약사에게 불평하죠.”

백씨의 설명이 뒤따랐다.

“중이염이라면 초기라도 2주간 항생제를 먹이도록 해요. 그러나 아이가 이틀만 지나면 확실히 증상이 나아집니다. 그래서 임의대로 복용을 중단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완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나중에 더 센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윤씨는 “주사는 즉시 효과가 나타나지만 어린이 감기가 그 정도로 다급한 것은 아니다”며 “병원에서 주사를 놓아달라고 고집할 것이 아니라 약으로 치료하라”고 조언했다.

●어린이용 상비약은 기본

약사들이라 상비약은 집에 갖춰놓고 있었다. 아이들은 감기가 아니더라도 갑자기 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 열은 자칫 뇌손상으로 이어지므로 시럽형과 좌약형 해열제를 구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약의 포장에 표시된 유통기한은 개봉하기 전을 기준으로 한다.

윤씨는 “약국에서 준 시럽형 항생제를 냉장 보관하더라도 일주일이면 약효가 사라진다”며 “한 달 후 아이가 또 감기에 걸렸다고 그것을 먹이면 물을 먹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약은 감염의 위험이 크므로 많이 남았더라도 다음 발병 때 쓰지 않는다. 또 빨리 낫게 하겠다며 안약을 아이 눈에 부어버리는 엄마가 있는데 소용이 없다. 항상 용법과 용량을 지킨다.

감기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건조한 날씨에 아이의 코는 막히기 쉽다. 또 알레르기가 있어 코가 막히면 잠을 못자고 칭얼거린다. 코가 막혔다고 입으로 숨을 쉬면 목이 붓기 때문에 코를 뚫어주는 것이 좋다. 코 뚫는 도구를 사용하면 자칫 코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주씨는 “식염수를 코에 넣어주거나 스프레이형 치료제로 코를 뚫어주라”고 조언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약사 엄마 4명의 가정상비약
약 종류 증상 및 효과
해열제시럽형은 아이에게 먹이기 수월하다. 타이레놀시럽은 안전하다고 평가된 제품. 좌약은 아이를 깨우지 않고 쉽게 열을 내릴 수 있다. 효과가 빠른 것이 장점. 서스펜 좌약이 있다.
코막힘 치료제식염수를 넣어도 되지만 잠시나마 아이가 불편해 한다. 스프레이형인 오크리빈 베이비를 사용하면 몇 분 만에 코막힘이 해소된다.
종합감기약가볍게 기침을 하고 맑은 콧물이 흐르며 미열이 있다면 감기 초기증상. 종합감기약을 먹이면 감기를 초기에 잡을 수 있다. 콜디 시럽은 맛이 좋다.
코감기약코가 맹맹하고 콧물이 약간 난다면 코 감기약을 먹인다. 종합감기약보다 전용 코감기약이 효과가 좋다. 코뚜시럽이 순한 편. 엑티피드는 아주 심할 때만 먹인다.
상처연고작은 상처에는 연고를 바른다. 후시딘연고 마데카솔이 있다.
소화제열은 없는데 배가 아프다고 할 때나 변이 묽어지고 토할 때 소화기나 장에 이상이 생긴 경우가 많다. 백초시럽이나 포포시럽을 먹여 응급처치한 뒤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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