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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3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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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노하우
이들은 “아이 식사를 제대로 못 챙겨줄 때가 많고 자주 놀아주지도 못한다”며 “약사엄마라도 아이를 잘 돌봐주는 것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백소임씨는 “딸아이가 세 살까지 젖병을 떼지 못하고 젖병으로 생우유만 먹으려고 해 변비로 고생했다”며 “두유를 반씩 섞어 먹였더니 깨끗이 나았다”고 말했다.
최은실씨 역시 큰애가 세 돌까지 젖병을 물고 자는 바람에 치아우식증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젖병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이젠 컸으니 우유도 컵으로 먹자’고 타일렀어요. 3일간 칭얼대더니 포기하더군요. 작은애는 18개월 되면서 젖병을 떼버리려고요.”
최씨는 또 작은애가 18개월 되면 치아관리를 해 줄 예정이다. 젖니는 영구치의 모체가 되므로 건강한 젖니를 보존하는 것은 영구치를 건강하고 고르게 하는 뿌리가 된다.
약사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과자 대신 비타민제나 영양제를 먹이고 있었다. 엄마들은 무조건 광고만 보고 선택하는데 설탕이 들어가 있어 치아에 좋지 않기 때문에 나이에 따라 구별해 먹이는 것이 좋다. 백씨는 “세 살 미만이면 시럽형을, 그 다음엔 캐러멜형을,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면 딱딱한 알약을 먹인다”고 말했다.
자신의 키가 작아 아이도 작을 것이라고 고민하는 주선미씨는 큰애에게 성장판을 자극하는 영양제를 먹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초유에서 추출한 영양제는 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는 성분이 들어있어 여러모로 좋다.
●아플 때 어떻게 하나
약사라고 아이가 아플 때 잘 대처해 병을 빨리 낫게 하는 것은 아니다. 약의 효과 못지않게 약의 부작용에도 민감해 자녀의 병을 키우기도 한다.
윤소라씨는 항생제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감기에 걸린 아이를 제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가 중이염까지 앓게 한 경우.
“큰애가 다섯 살 때였어요. 항생제를 쓸 것이라는 염려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았죠. 6개월 이상 중이염을 앓았는데 이 때문에 결국 아주 독한 항생제를 써야 했어요.”
남편이 의사인 최씨는 다른 엄마들도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약국이나 병원에서 항생제를 쓸 때 왜 쓰는지 복약지도를 하고 있어요. 그러나 엄마들 중 항생제만 빼고 아이에게 먹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서 낫지 않는다고 의사와 약사에게 불평하죠.”
백씨의 설명이 뒤따랐다.
“중이염이라면 초기라도 2주간 항생제를 먹이도록 해요. 그러나 아이가 이틀만 지나면 확실히 증상이 나아집니다. 그래서 임의대로 복용을 중단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완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나중에 더 센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윤씨는 “주사는 즉시 효과가 나타나지만 어린이 감기가 그 정도로 다급한 것은 아니다”며 “병원에서 주사를 놓아달라고 고집할 것이 아니라 약으로 치료하라”고 조언했다.
●어린이용 상비약은 기본
약사들이라 상비약은 집에 갖춰놓고 있었다. 아이들은 감기가 아니더라도 갑자기 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 열은 자칫 뇌손상으로 이어지므로 시럽형과 좌약형 해열제를 구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약의 포장에 표시된 유통기한은 개봉하기 전을 기준으로 한다.
윤씨는 “약국에서 준 시럽형 항생제를 냉장 보관하더라도 일주일이면 약효가 사라진다”며 “한 달 후 아이가 또 감기에 걸렸다고 그것을 먹이면 물을 먹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약은 감염의 위험이 크므로 많이 남았더라도 다음 발병 때 쓰지 않는다. 또 빨리 낫게 하겠다며 안약을 아이 눈에 부어버리는 엄마가 있는데 소용이 없다. 항상 용법과 용량을 지킨다.
감기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건조한 날씨에 아이의 코는 막히기 쉽다. 또 알레르기가 있어 코가 막히면 잠을 못자고 칭얼거린다. 코가 막혔다고 입으로 숨을 쉬면 목이 붓기 때문에 코를 뚫어주는 것이 좋다. 코 뚫는 도구를 사용하면 자칫 코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주씨는 “식염수를 코에 넣어주거나 스프레이형 치료제로 코를 뚫어주라”고 조언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 약사 엄마 4명의 가정상비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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