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스타급 피아니스트들 파질 세이-랑랑 내한공연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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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글렌 굴드’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파질 세이(왼쪽)와 중국 피아니스트 열풍의 선두주자 랑랑.    -사진제공 마스트미디어
‘제2의 글렌 굴드’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파질 세이(왼쪽)와 중국 피아니스트 열풍의 선두주자 랑랑. -사진제공 마스트미디어
익어 가는 봄날이 세계 스타급 피아니스트들의 잇단 내한으로 더욱 향기롭다. ‘전설적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환생’으로 불리는 터키의 파질 세이(34)가 27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 데 이어 중국계 피아니스트 열풍의 으뜸가는 주역인 랑랑(20)도 지난해에 이어 5월 6일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서울 무대를 마련한다.

세이는 1999년 음반사 텔덱과 독점계약을 하고 바흐 건반음악 모음집과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피아노 편곡 음반 등을 내놓으면서 음악계에 ‘Say Who?’(세이가 누구냐·누구인지 말해라)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주인공.

광범위한 레퍼토리 중에서도 그의 바흐 연주는 강렬한 개성으로 청중의 관심을 끌어당긴다. ‘글렌 굴드의 환생’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개성적인 바흐 연주로 명성을 얻은 굴드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가 연주하는 바흐는 한 음, 한 음이 명료해 작품의 구조를 명쾌하게 드러내면서도 낭만주의 음악을 듣는 듯한 신선한 파격이 돋보인다.

긴 트릴(떨림음)의 음량을 서서히 줄이거나 늘리고, 왼손 저음 파트에 특이하게 악센트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파격을 위한 파격’이 아니라 물기를 갓 털어낸 듯한 신선미를 느끼게 한다는 데 그의 바흐 연주가 지닌 매력이 있다.

독일 베를린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그는 1995년 영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프랑스 에라토사에서 내놓은 모차르트 음반으로 찬사를 받으면서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쿠르트 마주어 지휘의 뉴욕 필과 거슈윈 작품 협연음반도 발표한 그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음반에서는 바흐 연주와는 또 다른, 폭풍과 같은 힘을 자랑하기도 했다. 첫 내한 연주 프로그램은 바흐 ‘이탈리아 협주곡’ BWV 971, 모차르트 소나타 K 331 ‘터키행진곡’, 베토벤 소나타 23번 ‘열정’ 등으로 짜여졌다.

랑랑은 지난해 음반사 DG와 전속계약을 맺고 카네기홀 데뷔 연주를 하는 등 2003년을 ‘랑랑의 해’로 기록했다. 신세대 연주자로선 드물게 영롱한 음색과 불을 뿜는 듯한 파워, 건축적 균형미를 두루 갖추었다. 지난해 내한 연주회에서 그는 하이든과 라흐마니노프 곡 등을 연주해 서울 팬들 앞에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중국 중양(中央)음대와 미국 커티스음대를 졸업했고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모스크바 필 등 세계 1급 악단들과 연속 협연해 왔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브람스 ‘6곡의 소품’, 하이든 소나타 C장조, 발라키레프 ‘이슬라미’를 연주한다.

두 공연 모두 3만∼7만원. 02-541-6234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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