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전주는 4월 ‘스크린 천국’…전주국제영화제 열려

  • 입력 2004년 3월 23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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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인 ‘가능한 변화들’(왼쪽)과 폐막작 ‘노벰버.’ -사진제공 전주국제영화제
2004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인 ‘가능한 변화들’(왼쪽)과 폐막작 ‘노벰버.’ -사진제공 전주국제영화제
2004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4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전주시 전북대 문화관, 덕진예술회관, 고사동 영화의 거리 상영관 등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5회째인 이번 영화제는 지난해(171편)보다 많은 252편(장편 116편, 단편 136편)을 소개한다. “출품작들이 너무 어렵다”는 평가에 따라 올해는 일반 대중의 눈길을 잡을 만한 국내외 영화들을 상영하는 기회를 늘린 게 특징.

개막작은 민병국 감독의 데뷔작 ‘가능한 변화들.’ 30대 중반에 접어든 단짝 친구 문호와 종규가 젊음을 상실한 허탈감 때문에 일탈적 섹스에 몰입한다는 내용이다. 결혼과 불륜, 불법과 합법, 도덕과 부도덕, 쾌락과 불쾌의 경계를 흐리는 모호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주연을 맡은 김유석은 “어려운 주제인데 왠지 하찮고 가볍게 느껴지는 매력이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폐막작은 스페인의 젊은 감독 아케로 마냐스의 두 번째 영화인 ‘노벰버’로 결정됐다. 창조적인 거리 극장을 꿈꾸었던 한 연극배우의 삶을 노년기의 친구들이 회상하는 형식으로 만든 작품. 토론토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과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 영화제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돈과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지 않고 자유의지로 연극 작업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담은 영화”라며 “자유와 독립과 소통이라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키워드를 일깨워준다”고 설명했다.

한 해의 주목할 만한 작품을 소개하는 ‘시네마 스케이프’에는 짐 자무쉬의 ‘커피와 담배’, 마노엘 데 올리비에라의 ‘토킹 픽쳐’, 자크 리베트의 ‘마리와 쥴리안 이야기’ 등 세계적 감독들의 작품을 포함한 33편의 장편 극영화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가 소개된다. 쿠바영화특별전에서는 ‘가족 비디오’ ‘나다’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쿠바 영화 17편이 선보인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에서는 한국 봉준호 감독의 ‘인플루엔자’, 홍콩 유릭와이 감독의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일본 이시이 소고 감독의 ‘경심(鏡心)’ 등 디지털 중편 영화 3편이 소개된다.

이밖에 심야에 선보이는 ‘전주-불면의 밤’에서는 공포와 성적 에너지를 담은 컬트영화와 몽환적 폭력을 다룬 영화들이 상영된다. ‘고독이 몸부림칠 때’ ‘그녀를 믿지 마세요’ ‘말죽거리 잔혹사’ ‘빙우’ ‘황산벌’ 등 한국 영화들도 야외에서 상영된다.

관람료는 개 폐막작(개 폐막식 포함) 및 ‘전주불멸의 밤’은 1만원, 일반 상영작은 5000원. 4월 8일부터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문의 063-288-5433 또는 02-2268-4168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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