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1000만 관객 신화 이번엔 내가"…7인감독 7色 신작

  • 입력 2004년 2월 9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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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
임권택 감독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만 있는 게 아니다. 올해 한국 영화는 화려한 ‘대장금 메뉴’를 자랑한다. 다양하고 실험적인 소재와 거장의 변신이 두드러지는 2004년의 화제작 7편을 짚어본다.》

● 임권택 감독 ‘하류인생’

2002년 ‘취화선’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작품. ‘서편제’ ‘춘향뎐’ 등 한국적인 것으로 세계무대를 겨냥했던 그의 작품 경향에 비춰볼 때 이 영화는 색깔이 좀 다르다. ‘장군의 아들’을 연상시키는 액션과 함께 1950년대에서 70년대까지 영화계 풍경을 담아 ‘영화 속의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임 감독, 제작자인 이태원 사장, 정일성 감독 등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인 세 사람의 자전적 스토리가 녹아 있어 흥미롭다. “내 영화 중 가장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는 게 임 감독의 말. ‘춘향뎐’ ‘클래식’의 조승우와 TV에서 주로 활동해 온 김민선 주연. 대중적 색채가 강해진 임 감독 작품에 대한 칸영화제의 반응도 궁금하다. 5월 개봉 예정.

홍상수 감독

● 홍상수 감독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칸영화제가 중견감독으로 임권택 감독을, 젊은 감독으로는 홍상수 감독을 주목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98년 ‘강원도의 힘’, 2000년 ‘오! 수정’이 칸영화제에 초청됐다. 이 작품은 7년 만에 만난 두 남자가 첫사랑 또는 친구 애인이었던 한 여자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사랑, 관계, 기억 등 홍 감독이 화두로 삼아온 주제를 담았다. 임 감독의 감독상 수상 이후 관심은 자연스럽게 홍 감독에게 쏠리고 있다. 유지태 김태우 성현아 주연. 5월 개봉 예정.

송해성 감독

● 송해성 감독 ‘역도산’

데뷔작 ‘카라’와 두 번째 작품 ‘파이란’. 그가 들으면 싫어할 소리지만 종종 두 영화가 한 사람의 손에서 나온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밑바닥 3류 인생의 사랑을 그린 ‘파이란’은 한국 영화에서 가장 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양아치’ 강재(최민식)를 어떻게 기억에서 지울 수 있겠나. 송해성 감독의 차기작은 뜻밖에도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역도산 얘기다. 한국인이면서도 일본인의 우상이 됐던 한 인간의 인생 승부를 다뤘다. 역도산은 어떤 인물일까?

“우상이고 영웅이지만 북한에 남아 있는 딸 때문에 술에 취하고 초호화판 결혼식을 하면서도 신부에게 가짜 반지를 주는 ‘복잡한’ 사람이다.”

감독의 답변이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실미도’의 설경구가 타이틀 롤을 맡았다. 한일합작으로 제작되며 일본 로케이션으로 4월 크랭크인 예정.

양윤호 감독

● 양윤호 감독 ‘바람의 파이터’

재난 영화 ‘리베라메’를 연출한 양윤호 감독이 극진 공수도를 창시한 최영의(최배달)의 일대기를 다뤘다. 처음 캐스팅된 주인공은 가수 비였으나 나중에 양동근으로 바뀌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만화가 방학기의 동명 만화가 원작. 최영의가 펼치는 끝없는 도전을 영상으로 옮긴다. 양동근과 일본 영화 ‘워터 보이즈’의 히라야마 아야가 출연. 7월 개봉 예정.

임순례 감독

● 임순례 감독 ‘무림고수’

‘세 친구’와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주목받은 대표적인 여성감독이 아날로그 무술 액션 영화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영화는 육체적 강인함으로 대변되는 무술을 소재로 임 감독 특유의 유머 감각을 살려낸다. 진정한 무술 고수를 찾아 떠나는 두 청년의 무술 여행을 통해 진정한 깨달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특수효과와 컴퓨터그래픽을 배제한, 땀 냄새가 넘치는 액션을 표방하고 있다. 10월 개봉 예정.

봉준호 감독

● 봉준호 감독 ‘더 리버(The River)’

한마디로 2003년은 봉준호 감독의 해였다. 전국 관객 510만명을 기록한 ‘살인의 추억’ 이후 그의 행보는 충무로의 이슈가 됐다.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이 작품은 9월 촬영에 들어갈 예정. 제작, 배급사인 ‘청어람’ 최용배 대표에 따르면 이 작품은 재난영화이면서 한국적 리얼리즘이 있는 영화. “최고의 배우들이 이미 캐스팅됐지만 밝힐 수는 없다”는 제작자의 말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순수제작비는 60억∼70억원 예정.

임상수 감독

● 임상수 감독 ‘그때 그 사람(들)’

1979년 10월 26일, 이른바 ‘10·26’ 사태가 발생한 날, 그 하룻밤의 얘기를 담아낸 영화다.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등 성(性)을 이슈로 한 작품을 연출해온 임상수 감독의 필모그래피(출연작 목록)를 떠올리면 어리둥절한 느낌. 박정희 전 대통령 등 권력 핵심부가 아니라 당시 경비원과 경호원의 시각에 포커스를 맞췄다.


왼쪽부터 바람의 파이터.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하류인생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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