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서신'의 대반전…김영환씨, 복거일씨 책 적극 옹호

  • 입력 2003년 12월 16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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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주체사상을 학생운동권에 전파했던 핵심인물인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씨(41·사진)가 친일파들에 우호적인 평가를 담은 소설가 복거일씨의 책 ‘죽은 자들을 위한 변호’를 옹호하는 서평을 15일 복간된 무크지 ‘시대정신’에 실었다.

‘시대정신’은 80년대 학생운동권에서 친북 주사파로 활동했던 사람들이 사상 전향 후 1998년 11월 창간한 격월간지. 2003년 1월호를 끝으로 휴간했다가 무크지 형태로 복간됐다.

현재 ‘시대정신’의 편집위원인 김씨는 서평에서 “안병직 교수(전 서울대 경제학과)가 식민지 근대화론을 제기했을 때 나는 직감적으로 그것이 진실에 근접해 있다고 느꼈다”며 ‘식민지 근대화론’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씨가 복씨의 책 내용 중 특히 강조해 인용한 부분은 △식민지시대 조선의 인구증가율이 세계 평균치보다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식민통치의 폐해에도 불구하고 당시 조선 사람들은 잘 살았다 △한국 경제 발전의 뿌리를 식민지시대에 이루어진 근대화에서 찾는다는 것 등이다. 또 그는 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일본제국의 국민이 된 조선인들에게 ‘친일파’라는 말은 비논리적이며 ‘친 체제행위’나 ‘친 체제파’라는 용어가 훨씬 논리적이라는 복씨의 주장을 지지했다.

김씨는 “지식인으로서의 양심과 운동가로서의 양심이 부딪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되면 그동안 대개 운동가로서의 양심을 선택했다”며 “이 책을 보면서 지식인으로서의 부끄러움과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썼다.

김씨는 “90년대 초중반 지식인으로서 나의 양심을 날카롭게 후벼 팠던 것은 북한 인권문제였지만 그 다음으로는 바로 일본 식민지시대의 평가에 관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운동가로서 북한 민주화운동에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도록 하는 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식민지시대에 대한 재평가 주장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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