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지구기행]모어턴섬-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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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고래는 사육된 놈들이 아니다. 야성이 살아숨쉬는 호주 브리즈번 해안의 야생이다. 모어턴섬의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리조트는 이렇게 야생돌고래가 매일 밤 찾아와 사람과 우정을 나누는 특별한 곳이다. 사진제공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
이 돌고래는 사육된 놈들이 아니다. 야성이 살아숨쉬는 호주 브리즈번 해안의 야생이다. 모어턴섬의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리조트는 이렇게 야생돌고래가 매일 밤 찾아와 사람과 우정을 나누는 특별한 곳이다. 사진제공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
《‘스스로 그러하다’(스스로 自, 그럴 然)는 있는 모습 그대로의 자연. 그 자연에서 순리를 거스르는 것은 오직 사람뿐이다. 그 결과는 자연의 파괴. 거기서 사람이 성치 못함은 당연하다.

순수로 점철된 소중한 자연. 그래서 순수는 인간의 덕목에서도 으뜸이다. 사람과 동물이 자연의 일부로 만나는 순수의 공간. 야생 돌고래, 야생 펭귄과 조우하는 호주의 두 섬,

모어턴섬과 필립섬을 차례로 소개한다.

① 모어턴섬-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

② 필립섬-펭귄의 귀가 퍼레이드 》

퀸즐랜드주브리즈번(호주)=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뷰티는 팅커벨을 낳고 팅커벨은 탱글스를 낳고….’

호주 모어턴(Moreton)섬의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Tangalooma Wild Dolphin Resort)의 마케팅담당 이사 데이비드 제임스. 그는 매일 저녁 리조트 선착장 아래 해변을 찾아오는 10여 마리 야생돌고래의 족보를 외우고 있다.

92년부터 사람이 손으로 주는 먹이를 먹기 시작한 야생 돌고래들. 그 1세대 뷰티는 95년 세상을 떴지만 뷰티를 통해 사람과 친구 된 야생돌고래는 벌써 3대째 이어진다. 이들은 테마파크의 사육 돌고래와는 완벽하게 구별되는 야생상태의 돌고래다.

●돌고래에 먹이주기 10여년째

탕갈루마 리조트를 꾸준히 찾는 야생 돌고래 가운데 이름이 붙여진 것은 13마리. 가장 기특한 놈은 아홉 살의 섀도(♀)다. 섀도는 엄마(뷰티)가 죽기 4일전 엄마따라 리조트에 처음 왔다. 당시는 14개월짜리 젖먹이. 졸지에 고아가 됐지만 언니 팅커벨의 보호 아래 훌륭하게 성장, 이제는 어엿한 숙녀가 됐다. 그리고 보답이라도 하듯 지금은 팅커벨이 낳은 조카 탱글스(성별 불명)를 잘 돌본다고 했다.

기자가 탕갈루마 리조트를 찾은 것은 지난 15일. 그날은 열세마리 가운데 여덟 마리가 해도 지기 전 찾아와 선착장 앞 얕은 물에서 놀고 있었다. 최고령이자 몸집도 가장 큰 프레디(35∼45세 추정), 베스의 후손인 라니와 나리 형제, 보보와 팅커벨 섀도 남매와 탱글스로 이뤄진 뷰티 일가….

야생 돌고래 먹이주기는 오후 7시에 시작됐다. 환히 불 밝힌 선착장. 리조트 투숙객 200여명이 모였다. 리조트의 야생돌고래연구소 직원이 나와 돌고래와 사람의 교류 경위부터 소개했다. 호주 원주민(애버리진) 언어로 ‘탕갈루마’는 ‘물고기가 많이 모이는 곳’라는 뜻이고 이 섬에 돌고래가 찾아오기 시작한 것은 먼 옛날부터였다고. 리조트는 60년대에 들어섰고 사람들이 돌고래에게 물고기를 던져주기 시작한 것은 80년대부터였다고 했다.

처음에는 낚시에 걸린 물고기를 던져주었단다. 사람이 손으로 직접 물고기를 먹이기 시작한 것은 1992년부터. 리조트측이 연구소를 둔 것도 이때다. 먹이주기로 인해 야성을 잃거나 사람으로부터 감염 혹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돌보기 위한 연구가 필요해서였다. 돌고래마다 이름을 붙여 붙인 것도 이때부터. 등위의 지느러미 모양을 보고 구별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해변에 줄을 선 채로 차례를 기다렸다. 우선 박테리아로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해 소독액이 담긴 양동이에 손을 담가야 했다. 그 다음 다른 양동이에서 물고기 한 마리를 꺼내어 손에 쥐고 직원을 따라 무릎 깊이까지 들어갔다. 물고기 든 손을 물에 담그자 돌고래가 가만히 다가왔다. 그리고 물고기를 입에 물고 조용히 헤엄쳐 돌아갔다. 돌고래 입이 물고기에 닿는 순간, 가슴 뭉클함이 느껴졌다. 내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됨을 느끼는 순간 일어난 잔잔한 감동의 여파다.

●돌고래 이름 붙여 '출석부' 체크

먹이주기는 1시간 반가량 계속됐다. 돌고래들은 때로는 쏜살같이 헤엄치고 때로는 물 밖으로 몸을 드러내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이렇게 주는 먹이의 양은 돌고래 하루 식사량의 10분의 1정도. 야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 해변의 연구소 앞에 있는 돌고래 출석부를 보았다. 이름 붙은 여덟 마리 칸에는 전원 ‘출석’ 체크가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이 출석부를 보며 사람과 야생돌고래의 만남이 영원히 계속되길 기도한다. 자연과 사람의 공존만이 인류가 생존하는 유일한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퀸즐랜드주 브리즈번(호주)=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

(www.tangalooma.com)

호주의 대표적인 관광지 골드코스트(Gold Coast)의 관문 브리즈번(퀸즐랜드 주도) 앞바다 모어턴섬에 있는 리조트. 선착장(브리즈번 공항에서 15분 거리)에서 쾌속페리로 1시간15분소요. 온통 고운 모래로 뒤덮인 섬의 팜트리(야자수) 우거진 해변 숲가에 위치. 40여년 역사의 자연스런 조경미, 해변과 맞닿은 팜트리 그늘 아래 잔디, 사막과 바다에서 펼치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특징. 6∼10월의 고래관찰(Whale watching)투어도 특별하다. 한국인 직원이 상주하며 한국어 이용안내서도 갖췄다.

● 여행정보

◇‘인천↔브리즈번’ 직항편(www.koreanair.com)=퀸즐랜드 주도 브리즈번은 8∼9시간의 짧은 비행거리에 시차(1시간)가 거의 없는 곳. 야간비행으로 출발 및 도착 당일 근무가 가능해 짧은 휴가를 길게 쓰기에 좋다. 대한항공이 주 2회 운항 중. 12월28일∼2월 13일과 3월 중순에는 주 3회(일요일 추가)로 증편. 인천공항 기준 △출발=화 금 일(오후 8시50분) △도착=수 토 월(오전 6시10분). 1588-2001

◇골드코스트=www.goldcoasttourism.com.au

● 탕갈루마 리조트 패키지

리조트 2박 후 골드코스트에서 1박(6일 일정), 혹은 2박(7일 일정)하는 패키지. 골드코스트에서는 테마파크(드림월드 무비월드 시월드), 비치투어(서퍼스 파라다이스), 골프(글레이즈 호프아일랜드 로열파인 생추어리코브 등 코스 40개) 쇼핑(하버타운 아울렛 몰)을 즐길 수 있다. 표 참조.

호주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 패키지
일정상품기내출발가격(원)판매처(02)
6일탕갈루마 &
골드코스트
2박184만한진관광(726-5732) 나스항공(777-7962)
한화투어몰(311-4471, 4473)
7일189만
※브리즈번 직항 대한항공 이용. 주3회 운항 시 일요일에도 출발.

▼모래섬 모어턴의 '데저트사파리'▼

순간 최고속도가 40㎞까지 오르는 탕갈루마 데저트의 모래썰매 타기. 호주 브리즈번의 모어턴섬에 있는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는 자연과 더불어 지내는 이코투어리즘 휴양지다. 조성하기자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Tangalooma Wild Dolphin Resort)가 있는 호주 퀸즐랜드 주도 브리즈번 앞바다(모어턴만 해양공원)의 모어턴(Moreton)섬은 지구상에서 모래로 뒤덮인 섬 가운데 규모가 세 번째로 큰 섬. 늘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는 모래언덕 마운트 템페스트는 이 부분에서 세계최고(해발고도 280m)다. 그런 만큼 이 섬은 전체가 고운 모래사막(듄·Dune). 이 모래는 오랜 세월 바람에 실려 날아와 이곳에 떨어져 쌓인 것.

데저트사파리에 참가했다. 사륜구동 버스로 모래 숲 달리기를 10여분. 거대한 모래언덕 사막이 펼쳐졌다. 이곳은 ‘탕갈루마 데저트’라고 불리는 듄. 이 모래사막을 사파리버스는 거침없이 질주한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표고 50m가량의 모래언덕을 걸어오른다. ‘터바거닝’(Tobogganing)이라 불리는 모래썰매를 타기 위해서다. 스노보드 크기의 합판 바닥을 양초로 문질러 미끄럽게 한 뒤 그 보드위에 엎드린 채로 모래언덕을 내려간다. 약 15초간의 미끄럼. 순간 최고 시속이 40km에 육박할 만큼 속도감은 대단하다.

오후에는 사륜구동 오토바이(ATV)를 타고 투어에 나섰다. 모래땅에서 운전연습 후 리조트 뒤편의 가파른 모래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언덕 정상에 올라가 골드코스트와 대양이 펼치는 광대한 바다를 감상하는 코스. 섬 북단의 모어턴 곶 등대까지 다녀오는 노던사파리도 있다.

이번에는 쉽렉(Shipwreck·침몰선)투어. 리조트 해변을 따라 배 여행을 하는 동안 모래로 뒤덮인 섬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해변을 떠난 배가 15분 만에 도착한 곳은 침몰선이 있는 바다. 침몰선 열두 척은 리조트측이 빠뜨려 둔 것으로 훌륭한 물고기 집이었다. 그래서 탕갈루마 리조트의 쉽렉 스노크링은 그 어느 곳보다도 환상적인 수중세계를 보여준다.

6월부터 10월까지는 고래관찰 투어가 인기다. 이 5개월은 ‘험프백웨일’로 불리는 거대한 흑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떼를 지어 이동하는 기간으로 배위에서 검은 고래가 꼬리를 곧추세우며 잠수하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선착장 해변에서는 매일 저녁 돌고래 먹이주기 해변에서는 매일 아침과 낮에 펠리컨 먹이주기가 펼쳐진다.

탕갈루마 리조트는 이처럼 자연과 더불어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리조트의 손님을 즐겁게 해주는 이코투어리즘(생태여행) 리조트다. 여기서는 따분함을 느낄 틈이 없다. 자연과 하나 되는 즐거움에 몰입되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지혜를 일깨워주는 탕갈루마 와일드 돌핀 리조트. 이곳은 사람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가르쳐 주는 여행지다.

퀸즐랜드주브리즈번(호주)=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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