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TV뉴스, 우리말 오용 심각한 수준"

  • 입력 2003년 9월 2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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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메인 뉴스의 우리말 오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위원회 산하 방송언어특별위원회는 KBS 등 지상파 3사와 케이블 뉴스채널 YTN의 메인 뉴스에 나타난 앵커와 기자의 우리말 사용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분석 대상은 7월 15일 방영된 KBS1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케이블 뉴스채널 YTN '뉴스 퍼레이드' 등이었다.

보고서는 어법이 잘못된 비문(非文)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1 '뉴스9'는 '전북 도민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전북도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가 옳은 표현)나 '비자발급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비자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가 옳은 표현) 등이 지적됐다.

MBC '뉴스데스크'는 '여행사에 대행을 시켜서 비자를 받아왔지만'('여행사의 대행으로 비자를 받아왔지만'이 옳은 표현)과 '인터뷰도 받아야 합니다'('인터뷰에도 응해야 합니다'가 옳은 표현) 등이 틀린 표현으로 지적됐다.

SBS '8뉴스'는 긍정과 부정이 섞인 '~반 ~반'이란 표현을 '초복 특식 메뉴에 기대 반, 기쁨 반'으로 잘못 사용했다.

보고서는 지나친 수사법 탓에 차분하고 객관적인 정보전달을 저해한 사례로 '늘어난 예산은 먼저 중소기업지원에 긴급 수혈된다'('뉴스9') '주민들은 화려한 청사진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면서도'('뉴스데스크') 등을 꼽았다.

SBS '8뉴스'의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실태를 파악하겠다고 말했습니다')와 YTN '뉴스퍼레이드'의 '설득을 벌이고 있습니다'(→'설득하고 있습니다')는 상투적 표현으로 지적됐다.

방송언어특위는 또 기자들이 '애향'을 '애양'('뉴스9')으로 'ㅎ'음을 제대로 내지 않거나, '의원'를 '으원'으로('뉴스데스크')로 발음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방송언어특위는 "방송사 메인 뉴스에서 사투리 발음과 억양을 쓰는 기자가 많다"며 "표준발음을 사용하도록 현장 교육이나 재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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