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케이블 시청률 ‘쑥쑥’ 지상파 ‘뚝’

  • 입력 2003년 8월 21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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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시대의 견인차로 불리는 케이블 TV 채널의 시청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반면 지상파 TV 3사의 시청률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케이블 TV 100여개 채널의 시청률 총합은 2000년 상반기 2.8%에서 올해 상반기 9.1%로 3배 넘게 늘었다. 지상파 TV 3사 4개 채널의 시청률 총합은 2001년 27.3%에서 올해 상반기 25.4%로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다.

케이블 TV의 가입 가구는 6월 말 현재 970여만 가구로 1995년 출범 이후 8년 만에 1000만 가구에 다가서고 있다. 특히 가입 가구의 증가폭도 2000년 이후 커지고 있으며 2000년 250만 가구를 확보한 것을 기점으로 최근 3여년 만에 4배로 뛰었다.

케이블 TV는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음악 영화 만화 드라마 스포츠 등 전문화된 채널이 호응을 얻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의 올 1∼7월 케이블 TV 시청률 순위 조사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채널 투니버스와 영화채널 OCN이 1, 2위를 차지했다. m.net 등 음악전문 채널들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고정시청층이 형성되고 있는 추세다. 가수들도 24시간 음악채널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케이블 TV 채널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100여개의 전문 채널로 시청자들을 저인망식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 케이블 TV의 특징인 다채널과 전문성으로 지상파 TV의 틈새를 파고드는 게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상파 TV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케이블 TV에 가입하는 가구가 늘어난 데다 2001년 말 중계유선이 케이블 방송국(SO)으로 전환하면서 가입 가구들이 케이블 TV에 흡수된 것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케이블 TV 채널 중 KBS스카이드라마나 MBC-ESPN 등 지상파 계열 채널이 시청률 상위를 차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TNS 미디어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MBC드라마와 SBS드라마플러스, KBS스카이드라마가 3, 4,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상파 계열의 드라마채널은 전일 지상파에서 내보낸 드라마를 재방송하는 것으로 시청률을 확보함으로써 다른 채널들의 콘텐츠 개발 의욕을 꺾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업지원2국 김진경 차장은 “미국의 케이블 방송은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로 지상파에 맞설 만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무엇보다 지상파가 방송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환경에서 매체간 균형 발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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