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梁향응 보도 말라” 지역신문에 로비

  • 입력 2003년 8월 8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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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이 ‘향응’을 받은 사실이 보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민주당 충북도지부가 조직적으로 언론사에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8일 드러났다.

양 전 실장 향응 파문을 처음 보도한 청주지역 시사주간지 ‘충청리뷰’에 따르면 지난달 7일경 당시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인 오원배씨(46) 등 민주당 관계자 3명이 사무실로 찾아와 “양 실장을 접대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으면 광고를 주겠다”고 제의했다는 것.

오씨 등은 자신들의 제의가 거절당하자 지역 언론인 출신으로 민주당 충북도지부 간부를 지낸 C씨를 통해 다시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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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 관계자는 “지난달 7일 C씨가 오씨와 함께 사무실 근처로 찾아와 기사가 안나갔으면 좋겠다는 요지로 이야기했고, 8일에는 ‘다른 뜻은 없고 회식비로 써라’라며 현금 30만원을 주려고 해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씨는 “지난달 초 오씨가 현금 300만원을 신문지에 싸서 나한테 주면서 ‘보도가 되지 않게 힘써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며 “돈을 받고 나서 부탁을 하기 전에 이미 보도가 나버려 부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C씨는 “내가 받은 돈은 오씨 등이 보도를 막기 위해 충청리뷰를 접촉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모씨가 오씨에게 건넨 500만원 중 일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 전 실장에 대한 ‘몰래카메라’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지검은 이씨가 어떤 형태로든 비디오테이프 제작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이씨 주변 인물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이날 오전 이씨를 3번째 소환한 청주지검 관계자는 “언론사에 제보를 할 때부터 이씨가 중심에 있었고, 어떤 식으로든 이씨가 몰래카메라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SBS에 방송된 비디오테이프에 몰래카메라가 든 핸드백을 들고 서 있었던 여성의 신원을 확인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출국금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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