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방송위원 추천 '집안싸움'

  • 입력 2003년 5월 5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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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당의 몫으로 배정받은 3명의 방송위원 추천을 놓고 당 지도부와 문화관광위원들간의 힘겨루기로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 방송법 개정을 통해 한나라당은 총 9명의 위원 중 2명이었던 추천 몫을 3명으로 늘렸고, 이중 2명을 상임위원으로 추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위원 추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으로 방송위원 임명이 지연돼 인선 확정을 위한 국회 문광위까지 7일로 연기됐다.

당 소속 문광위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36명의 대상자를 상대로 인선에 착수해 2차례의 투표 끝에 1∼6순위를 선정하고 2일 최고위원회의에 올렸다.

고흥길(高興吉) 문광위 간사는 그러면서 가급적 상위 3명을 인선해주되 양휘부(梁輝夫) 전 이회창 후보 특보를 당이 추천하는 위원으로, 임형두(林炯斗) 현 방송위원과 최창섭(崔昌燮) 서강대 교수를 문광위가 추천하는 위원으로 확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양 전 특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자들에 대해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지도부는 “방송위원 추천은 지도부의 몫이지 문광위원들의 몫이 아니다”며 박준영(朴埈永) SBS 감사역, 윤종보(尹鍾保) 전 안동MBC 사장을 추천하겠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임 위원은 한 번 하지 않았느냐”며 연임을 문제삼았고,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도 ‘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추천한다’는 조항을 내세우며 추천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문광위원들은 “문광위의 추천 몫을 당 지도부가 가로채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몫 방송위원은 7일 문광위 직전에 열릴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조율될 예정이다. 한나라당의 방송위원 추천이 마무리돼 국회 문광위에서 통과될 경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1일 미국 방문 전에 한나라당이 추천한 3명, 민주당이 추천한 2명, 자민련이 추천한 1명, 대통령이 추천한 3명 등 모두 9명을 임명한다.

새로 구성된 방송위원회는 이번 달 안으로 KBS 이사회를 새로 짜게 되며, 이사회는 이어 정연주(鄭淵珠) 사장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게 된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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