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영모가 사라졌다' 때리는 어른에게서 벗어나고파

  • 입력 2003년 3월 11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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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모가 사라졌다/공지희 글 오상 그림/204쪽 8500원 비룡소(초등 4년 이상)

올해 비룡소의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 문화평론가 김화영씨는 “명쾌한 짜임새가 돋보이고 거침없는 상상력의 신선함과 특유의 내적 논리가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고 평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영모를 같은 반 친구인 ‘나’ 병구가 사흘 동안 현실과 판타지 세계 라온제나(‘즐거운 나’라는 뜻의 순우리말)를 넘나들며 찾아다니는 이야기.

병구가 보기엔 영모는 자기와는 달리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아이다.

그러나 영모의 아버지는 자신의 꿈을 아들에게 강요하며 걸핏하면 매를 든다.

영모가 사라지던 날 밤, 영모는 유일한 기쁨인 조각을 하다 들켜 아버지에게 맞고 병구를 찾아온다. 병구는 놀이터에서 만나 나중에 크면 좋은 아버지가 되자고 영모를 위로하고….

어른들의 부당한 대우나 처신에 마음을 다쳤던 어릴 때 기억이 새롭게 살아난다.

어른에 대한 ‘복수’로 영모처럼 갑자기 사라져버렸으면 하고 꿈꾸었다. 병구처럼 커서 아이에게 이같은 부당함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도 같다.

‘성장소설다운 결말 또한 작품의 격조를 높인다.’(김화영씨)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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