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이 온대요" 육필 원고-원화 14일 서울부터 순회전시

  • 입력 2003년 3월 11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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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현 국제아동도서협한국위원
강우현 국제아동도서협한국위원
《동화나라의 왕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이 탄생 200주년을 즈음해 우리나라 어린이와 부모들을 가까이에서 만나러 온다.‘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벌거숭이 임금님’ ‘엄지공주’ 등 130여편의 동화를 남긴 안데르센의 육필원고 및 최초의 동화책이 세계적인 화가 21명이 그린 원화 235점과 함께 14일부터 10월까지 서울 광주 남이섬 서울랜드에서 순회전시된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국제아동도서협의회(IBBY) 한국위원장이자 그림동화 작가인 강우현씨(50)를 만나러 남이섬을 찾았다.》

배에서 내려 섬 입구에 도착하면 600m 곧게 뻗은 잣나무길이 섬 중앙으로 안내한다. 을지문덕 이순신장군 등 100여개의 장승이 서 있는 장군터 옆에서 아침 물안개가 멋있다는 ‘연인들의 숲’을 넋을 잃고 바라보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타조 두 마리가 ‘후닥닥’ 눈앞으로 지나간다. 이곳에 살고 있는 ‘동물친구’는 타조와 아기돼지가 각각 14마리, 사슴 5마리, 토끼 200여마리와 오리 거위 청설모 등. 엄마와 이곳을 찾은 초등 1년생 여자아이는 “돼지를 처음 보는데 돼지저금통의 돼지와 달리 귀엽고 까맣다”며 신기한 표정이다.

강씨는 “자연을 재배치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화나라’를 만든다고 이것저것 손댈 생각은 없습니다. 오히려 모든 개발을 유보하고 남이섬을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줄 생각입니다. 우리 세대는 남이섬 14만평을 자연생태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것이지요. 자연 속에서 예술가들은 창작활동을 하고 관람객들은 자연과 예술을 즐기게 됩니다.”

남이섬 잣나무길을 걸어가는 가족의 모습이 평화롭다.남이섬=김진경기자 kjk9@donga.com

자연의 재배치를 위해 간벌한 나무는 나무가 없는 곳에 옮겨 심고 관람객들이 잔디밭을 마구 훼손하는 것을 막도록 동물들을 풀어놓는다는 것. 남이섬을 그저 그런 유원지로 생각하게 만드는 놀이시설 또한 6월 이후 사라지게 된다.

최소한의 구경거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꼬마열차와 작가들의 전시장이자 문화상품 판매장인 갤러리 레종, 현재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60∼70년대 중소도시의 생활문화전시관 ‘임택근의 시간여행’. 또 앞으로 좋은 노래를 듣고 부르고 볼 수 있는 ‘노래박물관’과 안데르센 관련 행사공간인 ‘안데르센홀’이 ‘동화나라’를 장식하게 된다.

▽남이섬 가는 길=서울 올림픽대로→팔당교 건너 45번 국도→새터유원지에서 46번 국도→청평→가평→경춘주유소 사거리 우회전 2.4㎞→남이섬 주차장 △남이섬 문의 031-582-5118 www.namisum.com

프롤리히의 '인어공주' 김복태의 '벌거숭이 임금님' 울센의 '안데르센'

“상상의 세계인 동화나라는 인간의 기본정서를 자극하기 때문에 평생토록 기억됩니다. 게임 같은 말초적인 재미에 빠져 있는 아이들과 순수성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동화의 깊이를 다시 음미해 보도록 하자는 뜻에서 전시를 유치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전시회의 이름도 ‘꿈나라의 보물상자’ 안데르센 동화와 원화전이다. 강씨의 말대로 ‘꿈나라의 보물상자’에 대한 다양하고 열린 접근방법이 시도된다. 19세기 덴마크의 안데르센이 직접 선정한 화가인 빌헬름 페델센과 로렌츠 프롤리히의 오리지널 판화작품이 21세기 우리나라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브 스팡 올센, 스벤 오토, 리스베트 츠벨거 등 국제안데르센상 수상자를 비롯해 마샤 브라운, 에릭 블레그바드, 구로이 켄, 고미 타로, 홍성찬, 김복태, 류재수, 한병호 등 국내외 저명한 화가들의 상상력에 의해 다시 태어난 원화들이 안데르센 동화를 ‘들려준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그림으로 ‘독후감’(동화 주인공 그리기 대회)을 그리게 된다. 또 1회용 숟가락 뒷면에도 동화 주인공을 그리고 흙으로 캐릭터를 빚어본다. 구연동화와 인형극을 관람하거나 독서방에서 동화를 읽을 수도 있다.

류재수. 올센 브라운 오 토왓트의 작품

일본의 세계적 아동문학가 마쓰이 다다시가 ‘세계 그림책의 흐름과 미래, 한국 어린이 그림책의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관련 영상전도 열린다. 5∼9세 어린이와 부모가 좋아할 행사다.

▽전시회 일정=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3월14일∼4월6일) 광주시립미술관(4월12일∼5월30일) 남이섬 안데르센홀(6월4일∼8월29일) 서울랜드 기획전시실(9월5일∼10월30일)

▽관람료=서울은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다른 곳에서는 인하할 예정) 전시회 문의 02-599-1856, www.iandersen.co.kr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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