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5집음반 낸 그룹‘델리 스파이스’

  • 입력 2003년 2월 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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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인디 밴드 시절의 초심을 새음반에 담은 ‘델리 스파이스’. ‘고백’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새 음반은 직선적인 사운드와 유려한 멜로디로 록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6년전 인디 밴드 시절의 초심을 새음반에 담은 ‘델리 스파이스’. ‘고백’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새 음반은 직선적인 사운드와 유려한 멜로디로 록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그룹 ‘델리 스파이스’는 지난해 전국 클럽 곳곳을 돌았다.

익산 진주 포항 등 웬만한 밴드들이 가지 않은 도시에서도 공연했다. 그곳에서도 록 열정은 엄청났다. 그 열정은 세 멤버들의 뇌리에 각인됐고 이번 새 음반(5집)에서 고스란히 발산됐다.

‘델리 스파이스’의 5집이 ‘스트레이트(직선)’로 바뀐 이유도 그 열정 덕분이다.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별빛속에’ ‘숨겨진 보석’ 등의 노래는 폭포처럼 시원하게 쏟아붓는다.스튜디오의 정제된 사운드보다 거칠어도 날이 선 사운드를 그대로 담았다고 이들은 말한다.

5집의 컨셉트는 초심의 회복이다.

90년대 중반 클럽밴드시절, 거칠 것 없이 연주하고 노래하던 ‘초심’을 되새긴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공연을 통해 우리 속에 묻어 두었던 열정을 꺼집어냈고 그것을 음반에 담으면서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멤버 윤준호는 “새음반의 변화에 대해 멤버끼리 논의한 적이 없는데도 이상하게도 생각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새 음반에는 윤준호를 비롯해 멤버 김민규 최재혁이 각각 서너곡씩 작곡했지만 신기하게도 컨셉트가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었다.

타이틀곡 ‘고백’(김민규 작사 작곡)은 5집과 이전 음반의 중간 지점에 있는 노래. 5집의 ‘직선’적 의미를 절반만 담고 있다. 김민규의 나른한 보컬이 ‘직선’의 의미를 반감시키나 편안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배경에 깔린 단아한 멜로디와 중반 이후의 탄력있는 연주가 매력적이다.

‘노인구국결사대’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등은 ‘델리 스파이스’의 변화를 담은 노래. 익살스런 두드림으로 시작하는 ‘노인구국결사대’는 가사부터 클럽시절 아마추어밴드의 치기를 연상시킨다.

‘키치죠지의 …’는 ‘델리 스파이스’ 음악의 현재형이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도 이 노래에 대해 “아트 록풍의 피아노와 현의 조화가 일품”이라며 “이번 음반의 압권”이라고 평가했다.

‘델리 스파이스’는 90년대 중반 인디 밴드 출신 중에서 큰 기대를 모았으나 4집의 부진으로 록 마니아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들은 “록이 우리를 지켜주는 버팀목”이라며 “전국 순회 공연(4월)을 통해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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