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메디컬]"보드카 잔에 담긴 물 술이라 믿으면 취해"

  • 입력 2003년 1월 12일 17시 44분


코멘트
술이 아닌 물을 마시고 있어도 그것이 술이라고 믿는다면 사람의 기억력은 훼손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BBC뉴스 인터넷판이 보도됐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 연구팀은 한 술집에서 바텐더에게 ‘보드카 술잔에 음료를 따라 주라’고 말한 뒤 학생 148명에게 라임이 들어간 보통 물을 주고 무엇을 먹었는지 대답케 했더니 절반은 보드카를 마셨다고 답했고, 절반은 탄산음료라고 대답했다.

이 실험 후 연구자들은 곧바로 범죄의 한 장면을 상영한 뒤 학생들에게 영화의 잘못된 부분에 관해 지적해 보라고 요구했다.

보드카를 마셨다고 믿은 학생들은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학생들보다 상영된 장면에 대해 흐릿한 기억력을 보였으며, 계속해서 말을 바꾸는 등 평소보다 불안한 증세를 보였다.

공동 연구자 메리언 개리 박사는 “연구 결과 인간의 기억이 컴퓨터처럼 많은 정보를 그저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 기억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심리학협회의 저널인 ‘심리과학’지에 실렸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