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와 樂]OB맥주이천공장 무료 시음장 26년간 10만명 견학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7시 14분


OB맥주 이천공장의 시음장에서 이 회사 직원들이 갓 만들어진 맥주를 시음하고 있다.이천〓최호원기자
OB맥주 이천공장의 시음장에서 이 회사 직원들이 갓 만들어진 맥주를 시음하고 있다.이천〓최호원기자
《“술의 신 디오니소스에게도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곳입니다.” 경기 이천시 OB맥주 이천공장의 김완식(金完植) 관리팀장은 공장 내 맥주 시음장을 소개하며 이렇게 자랑했다. 1976년 이천공장 설립과 함께 만들어진 이곳 맥주 시음장은 국내 맥주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70년대 후반부터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모든 생맥주가 이곳을 거쳐 일반 소비자에게 소개됐다. 이곳에서 80년대와 90년대 중반의 ‘OB맥주’와 90년대 중반부터 나온 ‘OB라거’의 생맥주 맛을 본 사람만 이미 10만명을 훨씬 넘는다. 원래 공장 견학코스로 마련됐지만 이젠 경기도 관광지 중 필수코스로 꼽힐 만큼 인기가 높다.》

“공장을 견학하면서 맥주 보관통 하나를 선택하면 견학시간 30∼40분 후 시음장에서 그 통에 담겨 생산된 맥주를 곧바로 시음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맛있는 상태의 맥주를 가장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 맥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는 소문에 견학과 시음 신청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김 팀장의 말이다.

“술 제조사는 술을 직접 팔 수 없어요. 돈 받고 장사를 했다면 큰 부자가 됐겠지만 우리 맥주에 대한 고객들의 칭찬을 듣는 만큼 공장 직원들 모두 마음만은 부자입니다.”

무료 시음시간이 길어야 1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지만 애주가들의 주량은 그 시간 동안 수천㏄에 이르기 일쑤다.

그만큼 시음장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맥주를 한참 마시다가 갑자기 바닥에 누워 알라신에게 절을 하던 외국인 이슬람교도, 술에 취해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키스를 주고받던 대학생 연인, 인근 도자기 박람회에서 운영한 공장견학 셔틀버스를 반복해 타고와 하루 3∼4번씩 공짜 술을 마시러온 사람, 그리고 대형 술병을 가져와 무료 맥주를 담아달라고 조르던 대학생까지 모두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모습들이다.

시음장은 또 맥주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시음 행사를 담당하고 있는 본사 마케팅팀의 이주희(李珠熙)씨는 여성 소비자들의 음주량 증가를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이곳을 찾은 여대생들은 남자 대학생들보다 1.5배 정도 맥주를 더 마셔요. 그리고 예전엔 보통 여러 명이 같은 술을 마시는 ‘미투(Me, too)’ 문화였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흑맥주, 라이트, 아이스 등 입맛이 세분화되고 있는 듯하더군요.”

시음장에서 소비자들이 한마디씩 한 이야기는 맥주 신제품 개발에도 반영되기도 한다.

이천공장 공장장 박상대(朴相大) 상무는 “우리 양조기술연구소가 세계적인 주류회사 인터브루(OB맥주의 대주주)의 아시아지역 책임연구소 역할을 한다”며 “시음장을 찾은 많은 고객들이 한국의 맥주 수준을 높인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주류업체별 무료 시음장 현황
업체위치 면적특징연락처
두산강원 강릉시 회산동200평-산 소주 시음장 견학관 타워 7층에 위치080-333-2323홈페이지 www.soju.co.kr
하이트맥주강원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기념품 증정-공장 견학한 다음 시음033-430-8100
전북 완주군 용진면 신지리-일반 호프집 분위기 063-240-6111
경남 마산시 구암1동-단체 관람객은 차량 제공055-250-8100
OB맥주경기 이천시 부발읍 신하리80평-공장에서 바로 뽑아오는 생맥주여서 신선하다 인터넷 홈페이지www.beer.co.kr견학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온라인 신청031-630-8232∼3
광주 북구 일곡동120평앤호이저부시사시 브루마스터(양조 기술 전문가) 파견,항상 버드와이저 맛과 품질 평가062-570-1122∼3
충북 청원군 현도면 150평안주는 마른 안주와 과일 043-279-4721
서울 서초구 서초동 100평스텔라, 아르토아, 레페 등 수입 맥주 시음 가능.02-2149-5000
진로경기 이천시 부발읍 무촌리100평소주 시음장, 안주는 땅콩 오징어031-644-0999

이천〓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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