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연말 한국은 콘서트 왕국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8시 08분



▼대중음악▼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에 즈음해 한국은 ‘콘서트 왕국’이 된다.

올해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를 겨냥한 콘서트가 50여건. 20일부터 연말까지 서울에서만 15만여명이 여러 가수들의 콘서트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연을 펼치고 있는 가수들 사이에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승훈 ‘유리상자’ ‘윤도현밴드’ ‘부활’ 이수영 ‘체리필터’ 왁스가 거의 매진을 기록하며 풍성한 연말을 구가중인 반면 일부 공연은 예매 부진으로 취소되기도 했다.

브라이언 아담스 등 일부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도 기대에 못 미친 수준.

‘윤도현밴드’는 11월부터 시작한 전국 순회 공연에서 이미 4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24, 25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여는 서울콘서트도 1만2000여석 가운데 100여장 남아 있어 매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02-2166-2881

신승훈은 24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여는 두차례 공연 1만2000석이 매진돼 ‘암표’가 나도는 실정. 신승훈은 한차례 추가 공연을 검토했다가 몸이 무리라며 포기했다.

‘유리상자’는 최근 발표한 새음반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이어 20∼31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공연을 마련한다. 이 공연의 1만2000석중 90%가 나갔다. ‘유리상자’는 추가 공연을 검토중이다. 02-3141-1720

록밴드 ‘부활’은 올해 가을 13년만에 이승철과 재결합한 뒤 지방 순회 공연으로 ‘부활’을 알리고 새음반을 발표해 옛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31일 오후 7시, 10시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리는 두차례 공연은 8000석중 7000여석이 나갔다. 02-337-8474

‘자우림’이 31일 오후 9시 서울 올림픽주경기장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마련하는 공연도 9700석중 80%가 나갔고 신예 록밴드 ‘체리필터’가 30, 31일 오후 7시반 건국대 새천년홀(02-553-1664)에서 가지는 두차례 앙코르 공연도 거의 매진을 기록했다.

‘체리필터’는 ‘낭만 고양이’ 등으로 올해 하반기 가장 급상승한 록밴드.

중견가수 중에는 양희은의 포크 공연이 호응을 얻고 있다. 20∼23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네차례 공연 4000석중 2000여석이 예매됐다. 02-573-0038

또 이소라 이수영 왁스의 공연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소라가 23, 24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4차례 마련하는 공연의 1만2000석이 매진됐고 이수영이 24, 25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펼치는 24, 25일 두차례 공연도 순식간에 동났다. 왁스의 25일 코엑스 컨벤션홀 공연(5000석)도 예매 완료.

올해 연말 공연은 지난해보다 30∼40% 늘어났다. 최근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이 가족과 연인의 이벤트로 각광받자 올해는 준비안된 가수들마저 공연을 급조했으나 이들중 상당수가 흥행 저조로 곤란을 겪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매진을 앞둔 가수들의 특징은 다채로운 라이브 공연으로 꾸준히 고정팬을 다져놓은 이들이라는 점”이라며 “이런 추세로 보면 앞으로 라이브 공연을 하지 못하는 가수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엽기자 heo@donga.com

▼클래식▼

올 연말 클래식 공연가도 송년음악회로 풍성하다.

지난해 조수미 장영주 등 스타급 아티스트가 연말에 대거 내한했고 예술의 전당 송년음악회가 새해맞이 본격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연말에는 음악회 간다’는 분위기가 정착된 덕분. 올해는 유독 성탄 프로그램이 풍성한 반면 80∼90년대 성황을 이루던 ‘베토벤 9번 교향곡 콘서트’ 는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공연장에서 해를 넘기는’ 컨셉으로 인기를 끈 예술의 전당 송년음악회는 올해 소프라노 신영옥이라는 대형 아티스트의 출연에도 영향을 받은 탓인지 일찌감치 조기매진됐다. 대신 LG아트센터가 똑같이 ‘두 해에 걸친’ 음악회를 기획했다. 김민이 이끄는 서울바로크합주단과 기타리스트 이병우, 소프라노 김원정 등이 출연해 캐럴과 고전명곡, 빈 왈츠를 수놓는 무대를 꾸민다. 30일 오후 8시에도 공연이 열린다.

‘하프 vs 하프’ 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도 관심을 끄는 이벤트. 22일 금호아트홀에서는 하피스트 곽정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열린다. 플루티스트 이소영, 오보이스트 이명진 등이 출연하는 목관오중주가 출연, 영롱한 하프와 따뜻한 목관의 음색으로 호젓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계획.

하루 앞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는 ‘박라나와 하프앙상블이 들려주는 크리스마스 캐럴’ 연주회가 열린다. 금호아트홀 콘서트와 달리 하프 여러대의 앙상블이 주는 풍성함을 경험할 수 있다. 두 연주회 모두 하프를 위해 작곡된 작품과 클래식 명곡 편곡연주, 캐럴 메들리 연주를 들려준다.

“캐럴은 어린이들의 합창으로 듣는 게 제격”이라는 팬들을 위해서는 선명회 어린이합창단에서 이름을 바꾼 월드비전 어린이합창단의 무대가 마련된다. 21일 호암아트홀. 김희철의 지휘로 여러 나라의 캐럴을 들려준다.

이 밖에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바리톤 김동규, 뮤지컬 가수 김원정 등의 콘서트도 연인 가족과 함께 하며 한 해를 정리하기에 손색이 없을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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