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鹿 死 誰 手(녹사수수)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7시 42분


鹿-사슴 록 誰-누구 수 逐-쫓을 축

覇-으뜸 패 胡-오랑캐 호 卿-벼슬 경

‘逐鹿’(축록)을 설명한 적이 있다(2002.3.22일자 참고). 옛날 中國에서는 사슴이 ‘天下’를 상징했다. 사슴을 사냥하여 고기를 나누는 것이 마치 天下를 손에 넣은 다음 論功行賞(논공행상)을 하는 것과 같았던 것이다.

‘取天下, 若逐野鹿.’(취천하, 약축야록-천하를 취하는 것은 들판의 사슴을 쫓는 것과 같다.)

‘秦失其鹿, 天下共逐之.’(진실기록, 천하공축지-秦나라가 사슴을 잃게 되자 온 천하가 다같이 그것을 쫓았다.)

전자는 太公望(태공망·즉 姜太公)이 썼다고 전해지는 고대의 兵書(병서) 六韜(육도)에 보이는 내용이며 후자는 司馬遷(사마천)이 史記(사기) 淮陰侯(회음후·곧 韓信) 列傳(열전)에서 한 말이다. 이 때부터 天下나 帝位(제위)를 두고 爭覇(쟁패)하는 것을 ‘逐鹿’이라고 하였으며 사슴은 자연스럽게 王權(왕권)도 상징하게 되었다. 따라서 ‘鹿死誰手’이라면 ‘사슴이 누구의 손에 죽을 것인가?’다. 사슴을 잡는 자가 天下를 손에 넣게 되는 것이니 곧 ‘누가 天下를 차지할 것인가?’다.

중국 5000년 역사를 보면 남방 漢族(한족)과 북방 오랑캐간의 투쟁의 역사라 할만하다. 西晉(서진)말부터 南朝(남조) 宋까지 약 135년간(304∼439) 북방의 다섯 오랑캐가 온통 중국을 짓밟은 적이 있었는데 중국 사람들은 이를 두고 ‘五胡亂華’(오호란화)라고 부른다. 이 기간 동안 中原(중원)에 모두 16국이 섰으니 五胡十六國(오호십육국)이 그것이다. 그중 하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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