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서울 청담동 ´한국주단 골목´ 변신 한창

  • 입력 2002년 11월 28일 16시 11분


분더숍/ 마틴싯봉,위는 안나수이// 이경민 포레/루이자 베까리아/ 신석교 기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분더숍/ 마틴싯봉,위는 안나수이// 이경민 포레/루이자 베까리아/ 신석교 기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명 ‘한국주단 골목’이 첨단유행의 음식점 거리에서 고급 패션·뷰티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국주단 골목은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맞은편 한국주단 건물 안쪽으로 뻗은 209m의 길과 그 길에서 퓨전 중국음식점 ‘온더락’을 옆에 끼고 수직으로 꺾여 선릉로와 만나는 137m의 길을 합쳐 부르는 명칭. 행정구역으로는 ‘로데오길’이다.

이탈리아 의류 브랜드 ‘루이자 베까리아’가 9월 이 골목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프랑스 의류 브랜드 ‘마틴 싯봉’은 4월, 미국 브랜드 ‘안나 수이’는 5월에 역시 이 곳에 매장을냈다.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2000년 8월 이 골목에 아직 국내에 정식 매장을 열지않은 여러 외국 브랜드의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분더숍’을 열었다. 마르니(이탈리아), 피아자 셈피오네(이탈리아), 드리스 반 노튼(벨기에), 요지 야마모토(일본) 등의 옷과 마크 제이콥스(미국), 마놀로 블라닉(영국) 등의 구두 등이 취급하는 아이템들. 코트 290만원, 블라우스 150만원, 니트 120만원, 구두 80만원선 등으로 고가이지만 디자인이 독특하다.

루이자 베까리아의 김빛나 이사는 매장의 위치를 한국주단 골목으로 선택한 데 대해 “고급 음식점과 주택만으로 채워진 거리여서 청담동 일대를 찾는 소비자들을 유인할 패션 거리로 가장 유력하다”며 “패션숍들이 한 골목에 집중해 들어설수록 긍정적인 집적효과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총 길이 500m도 되지 않는 한국주단 골목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유행 1번지’ 청담동의 변화를 한 눈에 간파할 수 있는 축소판같은 장소였다.

이 골목에 ‘안나비니’(이탈리아 레스토랑) ‘쉐봉’(한식당) 등 ‘정통’을 표방한 음식점들이 일반주택을 개조해 들어선 것이 98년. 이는 한국주단골목으로부터 약 400m 떨어진 케이블 방송사 m.net 주변의 ‘퓨전 음식문화’에 반발한 새로운 유행이었다. m.net 주변에는 97년 퓨전 음식점 ‘궁’ ‘시안’ ‘와사비 비스트로’가 잇달아 문을 열어 ‘퓨전’ 붐을 주도했다.

98년 이 골목에는 ‘지직스’ ‘물바’ 등 세련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세운 바들이 속속 생겨나 ‘바’ 문화를 선도했다. 이 흐름은 2000년 이 골목에 문을 연 ‘S’바와 ‘74’바의 인기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유행의 장르는 이제 패션, 뷰티로 옮아가고 있다.

헤어메이크업숍인 ‘이경민 포레’와 ‘유지승헤어’는 6월 이 골목의 바 ‘74’옆에 각각 4층 건물을 새로 지어 나란히 이전해왔다. 특히 ‘이경민 포레’는 모로코 스타일로 꾸민 응접실, 층별 고객 휴식공간 등의 인테리어에 메이크업 컨설팅룸, 두피 케어 등 기존 미용실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헤어숍 바로 건너편에는 3월 이전해온 ‘김우열 마사지숍’과 또 다른 헤어숍 ‘아쿠아 헤어’가 영업 중이다. 인근에는 유아복 명품 브랜드 멀티숍인 ‘마미뇽’이 5월 문을 열었다. 이 곳에서는 블루마린 베이비(이탈리아), 플로리안(프랑스) 등 5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블루마린 베이비 코트는 130만원선.

한편 여성복 브랜드 ‘타임’ ‘마인’ 등을 갖고 있는 국내 패션업체 한섬도 내년 봄 한국주단 골목 인근에 지하1층, 지상 2층 규모의 국내 첫 멀티숍을 열 예정이다. 분더숍은 내년 9월 현재 매장의 3배 크기로 이 골목 안에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분더숍, 안나수이, 루이자 베까리아, 마틴싯봉, 이경민 포레(사진 위부터)

●분더숍

2000년 8월 개점. 최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멀티숍 형태를 도입했다. 20대 후반∼40대 초반의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성이 주 고객. 크리스티앙 루부틴, 커스튬 내셔널, 꼼므 데 가르송, 발렌시아가, 미셸 페리 등 30여개의 명품 브랜드 제품이 갖춰져 있다. 전위적이고 개성있는 스타일이 많다.

●안나 수이

중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안나 수이는 동·서양의 색상을 조화롭게 사용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인기가 높다. 5월 문을 연 이 매장에서는 핸드백 구두 지갑 우산 양말 시계 액세서리 등 잡화류와 화장품, 옷 일부를 판매한다. 나비 문양의 헤어핀과 목걸이 등이 여성스럽다. 비즈 장식이 달린 구두는 59만원, 망사 스타킹은 5만9000원.

●루이자 베까리아

루이자 베까리아는 현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크림색 금색 분홍색 보라색 등의 색상과 벨벳, 새틴 실크, 퍼, 울니트, 시폰 등의 소재로 부드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추구한다. 모직 코트 368만원, 벨벳 스커트 77만원 등. 특별고객을 위한 전용룸과 피팅룸이 따로 있다.

●마틴 싯봉

국내 패션업체 쌈지가 올해 초 프랑스의 개성적인 디자이너 브랜드 ‘마틴 싯봉’의 지분 66%를 획득해 실제 주인이 된 뒤, 4월 청담동에 매장을 열었다. 백화점을 통한 본격적인 사업 전개는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 구두 60만원, 스커트 55만원, 재킷 115만원 등으로 빈티지 느낌의 면과 여성스러운 새틴을 결합하는 믹스 앤드 매치 스타일을 선보인다.

●이경민 포레

헤어 스타일링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경락 마사지, 아베다 스파 등을 운영하는 토털 뷰티숍이다. 커트는 2만원, 퍼머는 8만원부터. 스킨 케어는 일반관리(얼굴과 어깨)가 5회에 30만원, 아베다 특수관리(얼굴 어깨 팔)는 5회에 50만원이다. 모발 성장에 장애가 되는 피지 산화물·노화 각질·이물질 등을 제거하는 두피 스케일링은 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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