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좌진 장군-김두한 전의원 천도재

  • 입력 2002년 11월 21일 16시 41분


사진=권주훈기자
사진=권주훈기자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짧은 머리에 양복 차림의 건장한 청년 50여명이 아침부터 경내를 서성이고 있었다. 한 눈에도 '어깨'로 짐작되는 이들은 시대를 앞서간 '선배 주먹'의 천도재(薦度齋)에 참석하기 위해 봉은사를 찾았다. 눈을 감은지 30년이 지났어도 '협객' 김두한(金斗漢)은 그들에게 '영원한 형님'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경내 법왕루에서는 최근 장안의 화제인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실제 모델인 김두한 전 의원과 '청산리 전투'의 영웅인 부친 김좌진(金佐鎭)장군의 천도재가 6시간에 걸쳐 열렸다.

'국태민안을 위한 백야(白冶) 김좌진 장군-의송(義松) 김두한 의원 영면 30주기 추모 영산대재'라는 이름의 이날 천도재는 인터넷 다음 카페 '두사모(김두한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장재완)'와 유족들이 마련한 것.

김두한 친구와 후계자 및 후배들. <권주훈기자>

천도재에는 고인의 유족과 이한동 하나로국민연합 대통령후보, 두사모 회원, 안동 김씨 종친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두한씨의 친구인 김동회씨와 그의 후계자로 알려진 조일환씨 등 '왕년의 주먹'들도 '현역 어깨'들과 나란히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에서 김두한 역을 맡은 탤런트 안재모씨와 장세진(문영철 역), 박영록(김영태 역)씨 등 야인시대 출연진도 헌화했다.

장녀 김을동씨(탤런트)는 "오늘 영산대재는 단지 선친과 조부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 모두를 위한 천도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BS드라마 야인시대 출연진 헌화. <권주훈기자>

이한동 후보는 "30대 판사 시절 선거 빚에 몰려 부친(김좌진)의 제사도 지내지 못하는 김두한씨의 사정을 알고 재산 가압류 처분을 해지해준 적이 있다"며 김두한 전 의원과의 인연을 소개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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