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구두와 가방, 2003년 트렌드

  • 입력 2002년 11월 14일 17시 43분


하이힐 스트랩 슈즈와 에스닉한 큰 가방, 박윤수
하이힐 스트랩 슈즈와 에스닉한 큰 가방, 박윤수
《국내 디자이너들이 내년 봄, 여름 패션 트렌드를 미리 제안한 서울컬렉션(10월 21∼24일), SFAA컬렉션(10월 31일∼11월 3일)이 끝났다.

‘부산 프레타포르테’(14∼16일)가 남아 있지만 대강의 청사진은 그려진 셈이다.

올해 국내 대형컬렉션에서 두드러졌던 변화는 구두,가방 등 늘 옷에 가려 보이지 않던 액세서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점.

국내 컬렉션의 특징만이 아니다.

런던 뉴욕 파리 밀라노 컬렉션을 이끈 정상급 해외 디자이너들도 액세서리에 크게 신경쓰고 있다. 루이뷔통, 구치, 샤넬 등은 이미 옷이 아닌 핸드백, 구두 등 잡화류로 판매액을 올리고 있다.

주로 옷에만 신경써 왔던 국내 디자이너들도 이런 세계적 흐름에 동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에 출시된 겨울 액세서리에도 내년 봄 여름 유행경향이 조금 씩 반영되고 있다. 쇼핑할 때 눈여겨 볼 유행 체크포인트를 간추려 보았다.

<도움말 및 사진제공〓퍼스트뷰코리아 이현주 에디터(해외컬렉션), 모다뉴스 박세은 에디터, 한국패션협회 신희진 대리(국내컬렉션)>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컬러 모노그램, 루이비통/
캐주얼 가방, 스텔라 매카트니/
수공예적인 가방,루비나/
파우치형 미니백,젬마강(위에서부터)

●가방〓아주 크거나 아주 작거나

SFAA컬렉션에서 박윤수씨는 가로 길이가 1m가 넘는 가방을 여러 색상과 디자인으로 선보였다. 자연물을 모티브로 여러 천을 덧댄 에스닉 무드의 패치워크가 특징. 박윤수씨는 “국내시장에서는 내년까지 캐주얼이 강세를 보일 것이다. 그렇다해도 스포츠웨어 같은 캐주얼보다는 멋스러움을 강조하는 캐주얼일 것이기 때문에 액세서리에서 에스닉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루비나씨는 가죽 위에 면소재 천을 꼬거나 붙여 수공예 느낌이 강한 백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한편 연두색 또는 파란색 꽃모양 천을 여러 조각 붙인 양성숙의 작은 보름달형 가방, 복주머니처럼 입구를 조이게 디자인된 젬마 강의 핑크백 등 작고 귀여운 디자인도 많았다. 해외 컬렉션에서는 이같이 앙증맞고 작은 가방의 바람이 더 거셌다.

이와 함께 해외 컬렉션에서는 배낭형 캐주얼 백이 시선을 끌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멜빵 바지처럼 어깨줄이 등뒤에서 교차되며 엉덩이 부분에 내용물을 넣는 부분이 달린 멜빵형 가방을, 와타나베 준야는 이 가방과 거의 같은 디자인이지만 어깨줄 부분이 아예 옷에 달린 디자인을 선보였다.

가로로 넓은 직사각형 모양의 딱딱한 가방도 트렌드로 제시됐다. 일본의 캐릭터 아티스트 다카시 무라카미가 새로 디자인한 루이뷔통 모노그램 백은 바닥이 넓고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져 커다란 클러치 백을 연상케 한다. 올 한 해 ‘뭄바사 백’과 ‘크로스 팬던트’로 전 세계 액세서리 트렌드를 주도했던 구치 역시 손잡이가 짧고 가로로 넓은 직사각형백을 선보였다.

스트랩슈즈,이상봉/
벨벳리본을 덧댄 슈즈,손정완/
발등 스트랩 슈즈,진태옥/
하이힐,나르시소 로드리게스(위에서부터)

●구두〓스트랩 슈즈

손정완씨는 발목을 큰 리본으로 묶는 로맨틱한 디자인의 노란색 하이힐을 선보였다. 박윤정씨는 발레리나들의 토슈즈처럼 발가락 앞쪽에 딱딱한 소재를 덧대고 스트랩이 양말처럼 발목 전체를 감싸는 빨간색 힐을 선보였다. 루비나씨는 “쇼 무대가 아닌 실제 패션 시장에서도 발목이나 발등을 두세번 감는 심플한 디자인의 하이힐이 점점 더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반대로 실내화처럼 낮고 편안한 신발도 또 하나의 트렌드. 이 경우에도 발등을 끈으로 연결해 단조로움을 피한 것이 특징이다. 진태옥씨는 발등에만 한 가닥 스트랩이 달린 실내화형을, 박춘무씨는 발가락 부분이 네모형으로 처리된 낮은 샌들을 선보였다.

스트랩 슈즈가 국내외 컬렉션에서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른 이유는 이브 생 로랑, 돌체 앤드 가바나, 미우미우 등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에서 그리스, 로마풍 의상을 선보이고 이와 잘 어울리는 구두로 스트랩 슈즈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리스, 로마풍 의상은 주름이 많이 잡힌 원피스가 전형적인 디자인이다. 미니 스커트, 핫팬츠 등 길이가 짧은 하의가 내년 유행 아이템으로 제시된 것도 허전한 발목 부위에 시선을 모을 수 있는 스트랩 슈즈 인기에 한몫했다.

스트랩 슈즈들은 대개 높이 10㎝ 이상의 굽을 가리키는 ‘킬러 힐’에 많이 사용됐다. 구두에 달린 긴 줄로 발목 부분을 칭칭 묶거나 무릎 또는 정강이 부위까지 X자로 교차하는 스타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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