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외국체인 병원 문연다…'스킨 앤 스파 코리아'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9시 05분


해외 유명 병원과 라이선스 계약을 한 ‘체인 병원’이 국내 최초로 문을 연다.

이는 외국 유명 병원이 처음으로 국내에 진출하는 것으로 의료시장 개방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국내 의료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스킨 앤 스파’는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체인 병원’을 열고 영업을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스킨 앤 스파’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부촌인 파크 애비뉴 지역에서 17년 전 문을 연 세계적인 피부클리닉으로 ‘체인 병원’이 해외에 진출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진료 분야는 피부과, 성형외과, 피부관리센터 등이며 국내에는 성형외과 판매용 의료보조미용 용품인 ‘DDF화장품’의 공급원으로 알려져 있다.

‘스킨 앤 스파 코리아’로 명명된 이 병원은 철저히 상류층을 겨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워커힐호텔이 소유하고 있는 4층짜리 신축 건물의 3, 4층을 임대한 뒤 한 층으로 만들어 천장 높이를 13m로 높였다.

병원측은 “소수의 상류층 고객들이 쾌적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진료실을 줄이고 대신 실내 공간을 최대한 넓혔다”고 말했다. 병상은 10여개 정도만 설치해 입원환자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고가의 의료비를 받는 대신 철저한 예약제로 하루 10명선만 진료할 예정이다. 이 병원은 같은 층에 전문 파티장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 병원의 하루 6시간짜리 피부케어 프로그램의 가격은 57만원선. 또 270가지의 다양한 물줄기를 체험할 수 있는 ‘나이애가라식 월풀’ 등 개당 2억원이 넘는 호화 마사지 기구가 설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체인 병원에는 20여명의 한국인 의료진이 참여할 계획. 외국인 의사는 보건복지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상 문제 때문에 고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매출의 일정 비율은 매달 뉴욕 본사에 로열티로 지급한다. 이 병원 민윤기(閔允基) 부장은 “뉴욕 본사의 하워드 소벨 병원장은 한국에서 세미나와 의학 심포지엄을 여는 등 한국 체인점의 고문의료진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킨 앤 스파’는 워커힐호텔이 서울 광진구 광장동 호텔 부지에 짓고 있는 특급 ‘W호텔’ 내에 2호점을 내는 등 강남과 분당 등지에 2004년까지 4곳의 ‘체인 병원’을 열 계획이다.

대한의사협회 이인성(李寅聖) 기획정책이사는 이에 대해 “사실상 의료시장 개방의 신호탄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외국의 거대 자본과 의료기술이 무방비로 들어올 태세인데도 중소의원 보호책은 수립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