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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3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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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이 다양한 요리에 이용되면서 젊은 세대들도 마늘을 즐겨 먹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동의 마늘요리 전문점 '매드 포 갈릭'에서 연인들이 드라큘라 킬러와 갈릭 스테이크 등 다양한 마늘요리를 맛보고 있다.권주훈기자 kjh@donga.com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발표한 가장 효과적인 항암식품, 올 1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몸에 좋은 식품 10가지 중 하나인 마늘.
마늘은 그 특유의 맛과 향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만큼이나 싫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좋은 약은 입에 쓴 법. 싫은 것을 참고 먹어야만 할 정도로 마늘은 많은 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좋은 약’이다.
▽마늘은 만병통치약?〓마늘이 피를 맑게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마늘의 주 성분인 알리신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분해해 혈압을 떨어뜨리며 심장병과 동맥경화, 뇌중풍(뇌졸중)의 발생률을 낮춰준다.
각종 암에 대한 효과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천준 교수팀은 알리신이 전립선암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양정현 교수팀도 마늘이 유방암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9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영양학과 아론 플라이샤워 박사는 매일 마늘을 먹으면 위암과 결장암 발생률이 각각 50%, 30% 줄어든다고 밝혔다. 타임지는 마늘에 들어있는 알리인과 스코르진, 알리신 등이 페니실린보다 강한 항생물질이라고 소개했다. 식중독과 결핵, 티푸스 등의 질병을 퍼뜨리는 미생물에 대항한다는 것.
지금 같은 환절기에 흔한 감기에도 마늘이 특효약이다. 마늘을 먹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약 3분의 1이며 감기에 걸려도 회복이 빠르다.
▽밤이 두렵지 않다〓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는 “5000년 전 고대 이집트 시대에 피라미드를 만들 때 노예들에게 하루종일 중노동을 시키려고 체력 유지를 위해 마늘을 먹였다”고 말했다. 마늘의 강장 효과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늘은 예로부터 최음제로도 알려져 왔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마늘은 호르몬 분비샘을 자극해 남성의 정자와 정액의 양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말초혈관계의 노폐물을 제거해 발기력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 수도(修道)하는 사람에게 마늘을 먹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마늘이 자극적인 음식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마늘의 정력증강 효과 때문에 ‘불끈’ 솟아오르는 힘을 주체하지 못할까봐 걱정해서다.
▽얼마나 어떻게 먹을까〓마늘을 안 먹다가 갑자기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도 있다. 한 번에 많이 먹지말고 하루 1, 2쪽을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공복(空腹)에는 피한다.
마늘이 싫은 사람은 다양하게 조리해 먹는다. 한영실 교수는 “마늘을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구워 먹이거나 다른 야채 또는 우유와 함께 빵가루에 섞어 다진 마늘을 이용한 크로켓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경섭 원장은 “마늘을 날 것으로 먹으면 인체의 상부, 즉 심장이나 폐에 좋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구워 먹으면 소화기 계통에 좋고 식욕을 촉진하며 간장이나 된장에 재워 먹으면 아랫배가 찬 증상에 좋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
일반적으로 건강 유지를 위해서라면 마늘을 익히거나 꿀에 재워먹는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마늘요리 전문점 ‘매드 포 갈릭’▼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마늘요리 전문점 ‘매드 포 갈릭’의 매니저 강희영씨(31)는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이유가 ‘마늘을 많이 먹어서’라고 했다. 여성들은 냄새 때문에 마늘을 싫어할 것 같지만 마늘이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에 좋다는 것 때문인지 매장 손님의 대부분은 여성.
강씨는 “마늘을 다져 식용유나 올리브유, 식초에 재웠다가 사용하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밀 한 가지. 매드 포 갈릭의 음식 맛 비결은 전남 고흥산 마늘만 사용하는 데 있다. 이탈리라 음식 전문점이지만 역시 알싸한 맛의 국산마늘이 최고라는것.
매드 포 갈릭의 최고 인기메뉴 두 가지의 조리법을 강씨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드라큘라 킬러
재료(2인분):올리브유60㏄ 청피망10g 홍피망10g 소금 2티스푼 파마산치즈 바게트빵 1개 통마늘24개
1. 올리브 기름에 통마늘을 튀긴다.
2. 청피망과 홍피망을 곱게 다져 올리브 기름에 섞어 소금간을 한다.
3. 튀긴 통마늘에 2번의 기름을 뿌려 오븐에 넣는다. 기름이 끓으면 꺼내 접시에 담고 준비된 바게트빵을 접시 주위에 올려놓는다.
4. 파마산 치즈를 살짝 뿌린다.
5. 얇게 썬 바게트빵 사이에 통마늘을 넣고 먹는다.
▽갈릭 스테이크
재료(2인분): 식용유60㏄ 양파60g 버터30㏄ 통마늘 24개 양송이30g 등심400g 가다랑어국물
1. 스테이크 소스를 만들려면 통마늘을 기름에 튀긴 뒤 반만 곱게 갈아 놓는다. 프라이팬에 양파와 버터, 통마늘, 갈아놓은 마늘을 넣고 볶다가 재료가 노릇하게 되면 간장을 넣는다. 가다랑어 국물을 넣고 졸이면 소스 완성.
2. 등심을 오븐이나 그릴에서 취향에 맞게 구워낸다.
3. 스테이크 접시에 양파와 양송이 썬 것, 등심 스테이크를 놓은 뒤 그 위에 소스를 뿌린다. 소스 위에 파슬리 가루를 뿌린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