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공연]모델 출신 첼리스트 니나 코토바 연주회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8시 11분


26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 첼리스트 니나 코토바.

26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 첼리스트 니나 코토바.

“4년 전 그는 촉망받는 모델이었다. 모피를 입고 무대에서 미끄러지듯 워킹을 하고, ‘프렌치 글래머’ 잡지에서 입을 삐죽 내밀며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한 공연기획사가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리사이틀을 제의하자, 그녀는 곧바로 모델 일을 그만두었다.”

3년전 한 미국 시사주간지에 실린 러시아 출신 첼리스트 니나 코토바 관련기사. 1985년 15세의 나이로 프라하 국제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이 미녀 첼리스트는 동구권의 와해와 아버지의 사망으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미국 예일음대 재학 중 패션모델 계(界)에 뛰어들었다.

99년 이 ‘모델’은 세계 유수의 필립스 클래식스에서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등이 실린 데뷔음반을 내놓으면서 음악계의 화제인물로 떠올랐다. 그가 26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 데뷔무대를 갖는다.

90년대 중반 이후 CD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클래식 시장에도 ‘미인 마케팅’의 열풍이 불었다. 코토바에게 다른 점이 있다면, 전자악기는 손에 잡지 않고, 모델을 그만둔 이후 사진은 음반 표지 제작이나 공연 포스터 제작용으로만 찍으며,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 등.

워싱턴 포스트는 그의 연주에 대해 ‘활을 다루는 절대적 능력과 높은 음의 화려하면서 압도적이지 않은 음조(音調)’라고 평했다. 현악 전문지 ‘스트라드’는 ‘따뜻하기 보다는 투명할 정도로 맑은 소리’라고 평했다. 그래도 의심이 간다면? 그의 데뷔음반을 들어보면 된다.

서울 연주회에서 코토바는 차이코프스키 ‘명상곡’ ‘로망스’,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g단조 등을 연주한다. 피아노 샌드라 린 라이트. 2만∼7만원. 02-545-2078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