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1000회 대기록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7시 57분


뮤지컬 ./동아일보 자료사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동아일보 자료사진
‘사랑은 비를 타고’ 왔다. 젊은 시절 방황과 좌절을 겪고 7년 만에 형을 찾아온 동현, 동생들을 보살피며 부모 노릇을 하다 노총각이 된 형 동욱, 실수 연발 끝에 집을 잘못 찾아와 입사 첫 날 직장에서 쫓겨나게 된 이벤트 도우미 아가씨 유미리. 꾸질꾸질 비 내리는 저녁 이들 셋이 모여 인생과 사랑을 이야기한다, 경쾌한 리듬 속에.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24일 1000회 공연을 맞는다. ‘넌센스’ ‘지하철 1호선’ 등 외국 뮤지컬의 번안 작품이 1000회를 넘어선 적은 있지만 국내의 순수창작 뮤지컬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1995년 9월20일 첫 공연 이후 거의 매년 무대에 올려졌고, 특히 작년에는 4회, 올해는 3회째 무대에 올려져 현재 연장공연중이다. 초연 이후 평균 80% 이상의 객석 점유율, 200∼300석의 소극장에서 이룩한 관객 연인원 약 20만명의 기록, 한국뮤지컬 대상 4개 부문 수상 등 그 동안 쌓은 성과도 적지 않다.

이 뮤지컬을 기획해 지금까지 제작을 맡고 있는 오디 뮤지컬 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가족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어렵지 않게 풀었고 음악도 쉽게 만들었기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한다.

7년여의 기간 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끌고 있는 원인은 우선 ‘가족간의 사랑’이라는 주제의 ‘보편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보편적 주제는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와 달리 자칫 무겁고 지루해지기 쉬운 법. 그럼에도 발랄한 리듬과 노래, 그리고 관객들의 ‘웃음’을 겨냥한 배우들의 연기가 양념으로 곁들여져 주제의 무거움을 덜어준다.

1000회 공연의 가장 큰 성과는 장기간의 소극장 공연을 통해 많은 뮤지컬 배우들을 키워냈다는 것. 수입 대형뮤지컬의 홍수 속에 배우 기근으로 고민중인 국내 뮤지컬계에는 단비같은 공연이 된 셈. 초연에 캐스팅됐던 남경읍, 남경주, 최정원을 비롯해 김성기, 서범석, 김학준, 김장섭, 김정민, 엄기준, 박건형, 현정, 오나라, 손지원, 한혜숙, 양소민 등 많은 배우들이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 무대의 재목으로 성장했다.

1000회 공연을 기념해 23∼25일 예매관객에게 3000원 할인서비스, 사비타 마지막 장면 그 후의 이야기, 취직경험수기 공모, 생일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중이다. 월수목 7시반, 금토 4시반 7시반, 공휴일 3시 6시(화 쉼), 유시어터, 02-552-2035, www.odentertainment.co.kr

김형찬기자·철학박사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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