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청담 대선사 속세 인연 100년

  • 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03분


청담스님

오는 20일은 불교 조계종의 토대를 놓은 청담(靑潭·1902∼1971) 스님 탄신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청담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과 종정을 역임하며 한국 불교의 정화운동을 주도해 이판(理判)과 사판(事判)에서 모두 근현대 불교사에 뚜렸한 족적을 남긴 대선사(大禪師).

경남 진주 출신인 스님은 1926년 출가하여 박한영 스님과 만공 선사등에게 배웠다. 1930∼40년대 청년 선승(禪僧)으로 활동했고, 1948년부터는 자운 성철 혜암스님과 함께 부처님 법대로만 살기로 다짐한‘봉암사 결사’를 이끌었다. 또 1955년 시작된 비구·대처 분규 때 비구승의 대표적 지도자로 대처승들이 점유하고 있던 사찰을 비구승 도량으로 정화하는‘불교 정화(淨化)’를 주도했다.

스님은 또 종교간 대화에도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타 종교간의 교류가 전무했던 67년 당시 천주교 노기남 대주교와 김수환 주교, 개신교 한경직 강원룡목사, 불교 능가스님, 천도교의 김선적 사무국장 등을 우이동 도선사로 초청해 범종교 지도자 회의를 구성해 한국 종교 협의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스님은 명동성당에서 노기남 대주교의 집전으로 거행된 부활절 미사에 참석하는 등 종교간 화합을 몸소 실천했다.

한편 스님은 고 육영수 여사와의 인연으로도 유명하다. 도선사에서 자주 불공을 드린 육여사가 청담스님으로부터 ‘대덕화(大德華)’라는 법명을 받은 일은 널리 알려져 있다.

청담 문도회와 스님이 생전에 주지를 지냈던 도선사등은 10일 오후 2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와 12일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시 봉녕사에서 ‘청담 대종사의 생애와 사상 연구’ 학술 세미나를 여는 것으로 기념행사의 막을 연다. 세미나에서는 스님의 불교사상·불교 교단 정화운동·수행과 교화 등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탄신 100주년 기념법회는 15일 오전 10시 도선사에서 봉행된다. 이 자리에는 생전에 교분이 깊었던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또‘청담대종사 문집’(총 11권중 6권발간)과 ‘청담대종사 논총’봉정식이 거행되며, 도선사 경내에 유물 전시관으로 마련된 청담기념관 개관식이 이어진다.

탄신일인 20일 오후 6시에는 도선사 야외무대에서 산사 음악회가 열린다. 김향금 무용단과 세모시 민속관현악단, 대중가수 최성수 김태곤 해바라기 정수라, 소프라노 박정희 등이 출연하며 청담스님의 딸 묘엄스님이 스님에 대한 여러 가지 일화도 소개할 예정이다. 02- 993-3161∼3.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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