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특집/공연]노래-춤 어우러진 경기민요 한마당

  • 입력 2002년 9월 18일 17시 14분


21,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으로 합동공연을 갖는 경기민요 여류명창 이춘희 김혜란 이호연(왼쪽부터). 사진제공 세종예술기획

21,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으로 합동공연을 갖는 경기민요 여류명창 이춘희 김혜란 이호연(왼쪽부터). 사진제공 세종예술기획

중추가절(仲秋佳節)에 만나는 경기 민요 ‘3인 3색’.

경기민요 여류 명창 3명이 처음으로 함께 무대에 오르는 ‘서울 아리랑’이 21,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199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로 지정된 이춘희(54·경기소리보존회 회장)를 비롯해 김혜란(50·강원민요연구원 이사장), 이호연(46·한국국악협회 이사)이 그 주인공.

이들은 ‘유산가’ ‘제비가’ ‘십장가’ 등 경기 민요의 선구자로 불리는 명창 안비취(본명 안복식·1926∼1997) 문하에서 수학한 선후배이고, 평소에 ‘언니 동생’으로 지낼 만큼 막역한 사이. 그런데도 그동안 한 무대에 선 적이 없다.

이춘희는 “각각의 소리 취향이 다르고 동생들과 비교가 되는 것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서도 남도민요에 밀려 잊혀져 가는 경기민요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이번에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경기민요 전수자들의 합동 무대이나 ‘소리’(이춘희) ‘굿’(김혜란) ‘동서양 음악의 접목’(이호연) 등 각각의 개성을 살렸다. 이춘희는 가수 조용필도 불렀던 ‘한오백년’을 비롯해 ‘창부타령’ ‘청춘가’ ‘뱃노래’ 등 경기 민요 명곡들을 노래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 후보인 김혜란은 “관객에게 극적인 희열을 가져다줄 ‘서울 굿’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당 6명과 함께 마을에서 가장 높은 산신을 모시는 ‘신장거리’와 행운을 기원하는 ‘대감거리’를 펼친다.

“서울 굿은 추석 한가위에 근심 걱정을 잊고 만사형통을 비는 것입니다. 공연 틈틈이 무대를 벗어나 관객들과 함께 춤추고 즐기는 자리로 만들 예정입니다.”

1994년 KBS 국악대상 수상자인 이호연은 ‘퓨전 국악’을 시도한다.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을 초대해 민요와 재즈가 어우러지는 무대로 꾸민다. 그는 지난해 전기 바이올린 주자인 유진 박과도 공연했다.

이번 공연에는 50인조 국악 관현악단과 100여명의 소리꾼 등 모두 200여명이 출연한다. 모든 출연자가 작곡가 겸 지휘자 이용탁의 ‘서울 아리랑’을 합창하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21일 오후 6시, 22일 오후 2시 6시. 3만∼8만원. 02-730-0658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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