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2집 낸 '체리 필터' 美 빌보드 차트 도전

  • 입력 2002년 9월 8일 17시 21분


다채로운 록과 신명나는 연주로 록마니아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그룹 ‘체리 필터’. 이들은 최근 ‘낭만 고양이’를 타이틀로 한 새음반으로 인기 몰이에 나섰다. 사진제공 팜엔터테인먼트

다채로운 록과 신명나는 연주로 록마니아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그룹 ‘체리 필터’. 이들은 최근 ‘낭만 고양이’를 타이틀로 한 새음반으로 인기 몰이에 나섰다. 사진제공 팜엔터테인먼트

그룹 ‘체리 필터’가 신예 록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2년만에 낸 2집 ‘Made in Korea?’가 발매 보름만에 3만여장에 다가섰다. 최근에는 하루 주문량이 3000장에 이를 만큼 ‘가을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홍일점 여성 보컬 조유진(25)을 앞세운 이들 4인조 그룹은 97년 결성돼 크고 작은 라이브 클럽의 무대에서 인기 기반을 닦은 그룹. 이들의 음악도 록을 뼈대로 랩 헤비메탈 인더스트리얼 사운드 등 여러 장르를 접목한 ‘무정형의 록’으로 마니아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 그 덕분에 이들은 ‘제2의 자우림’으로 불리며 90년대 중반 이후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사라진 인디 밴드중 손꼽히는 ‘생존 밴드’다.

2집은 가능성만 인정받았던 첫 음반(2000년)에 비해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을 듣는다. 인터넷 음악평론 사이트 이즘(www.izm.co.kr)에서 활동하는 이경준씨는 “수록곡의 다양한 패턴과 조유진의 팔색조 보컬, 페이스를 조절하는 노련한 연주 등이 자기 음악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타이틀곡 ‘낭만 고양이’(작사 작곡 체리필터)는 힘과 유연함이 매끄럽게 교직된 조유진의 보컬과 경쾌하면서도 강한 비트를 담은 연주 등이 귓가에 오래 맴도는 노래다. 특히 댄스곡 같은 ‘TV형 가요’에 비하면 훨씬 신선하고 음반 수록곡들은 이들의 익살과 열정이 담긴 라이브 클럽 공연 장면과 오버랩시켜 들어야 제맛이 난다. 이들은 이례적으로 MBC 가요 순위프로그램 ‘음악캠프’에서 노래와 연주를 라이브로 구사했다.

멤버 정우진(기타·26)은 “새음반에는 라이브 공연의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도 많다”고 말했다. 다른 멤버인 연윤근(베이스·26)과 손상혁(드럼·25)은 “모든 곡을 프로듀싱까지 함께 하다 보니 녹음실이 관객없는 라이브클럽이 되더라”고 말했다.

수록곡들의 가사에는 세상에 대한 열정과 희망, 신랄함이 가득하다. 20대 젊음의 긍정적 세계관도 펼쳐보이며 사랑 타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TV용 발라드’를 부끄럽게 한다. 가사는 대부분 이들이 공동 작업해 지었다. ‘낭만 고양이’는 이들과 절친한 그룹 ‘크라잉 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함께 참가했다.

‘지친 내가 일어설 수 있는 건 바보 같은 그러나 멋진 열정 때문이야’(체리 필터) ‘숨가쁘게 시달렸던 내삶의 혼 전부를 가둬놓은 허상의 프리덤’(하와이안 블루스).

이들의 멀지 않은 꿈은 미국 빌보드 차트 진입. 공백 기간 동안 일본에서 활동해 현지의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올랐던 조유진은 “멤버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팬들의 갈채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미국 진출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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