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기습호우 8일까지 계속될듯…적란운 때문

  • 입력 2002년 8월 4일 18시 19분


4일 오전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최고 160㎜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려 일부 주택과 도로 등이 침수되는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이날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해 5일 오전까지 서울과 경기 등에 20∼80㎜의 비가 더 내리겠다"며 "국지성 집중호우는 8일까지 전국에 걸쳐 불규칙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지성 집중호우는 '소나기 구름'으로 불리는 적란운(積亂雲)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 피해=4일 오전 5시부터 3∼5시간 동안 서울에는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내려 광진구 중곡1동, 강서구 화곡본동, 관악구 봉천동 등지의 일부 주택들이 물에 잠기고 주변 도로도 침수됐다.

또 서울 동작구 이수교차로와 사평로 지하차도, 마포구 상암 지하차도 등이 침수돼 차량 통행이 제한됐으며 서초구 양재1교와 올림픽대로 일부 진입로에도 물이 차 통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와 함께 경기지역에도 이날 오전 시간당 10∼50㎜의 비가 내려 광명시 광명 1동 S빌라와 소하2동 연립주택 일부 등이 침수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수량은 서울의 경우 마포구 160㎜, 광진구 156㎜, 동대문구 83㎜, 노원구 55㎜ 등으로 지역적 편차가 심했다. 서울의 이날 평균 강수량은 119.0㎜로 올들어 하루 강수량으로 최고치였다.

또 광명 126.5㎜, 고양 77.0㎜, 구리 68.0㎜, 강화 61.0㎜, 파주 45.5㎜, 이천 37.5㎜, 인천 34.0 ㎜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적란운은=기상청은 "이번 집중호우는 한반도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의 가장자리에 놓이면서 만들어진 '공기 계곡'을 따라 남서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돼 대기 상층부의 찬 공기와 뒤섞이면서 적란운을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적란운은 일반 구름과는 반대로 아래는 따뜻한 공기덩어리, 위에는 찬 공기덩어리로 돼 있다. 이 때문에 적란운이 나타나면 인근 대기가 불안정해진다.

이후 적란운의 두 공기덩어리는 아주 빠른 속도로 뒤섞이면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를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퍼붓는다.

갑자기 형성되는 적란운으로 인한 집중호우는 사전에 알기 어렵고 3시간 전에야 예측이 가능해 봄철의 황사와 함께 기상청 관계자들을 골탕먹이는 '애물단지'로 통한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