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 9층목탑 800년만에 재현

  • 입력 2002년 8월 4일 18시 15분


웅장했던 신라 황룡사(皇龍寺) 9층 목탑의 원형을 본뜬 모형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광장에 황룡사 9층 목탑의 원형을 본뜬 82m 높이의 탑을 세우기로 하고 예산 확보에 나섰다.

4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설계를 마친 뒤 내년부터 300억원을 들여 연면적 980평의 탑 건립 공사에 들어가 2006년에 완공할 계획이란 것.

황룡사 9층탑을 경주시 구황동 황룡사 터에 복원하지 않고 모형으로 재현키로 한 것은 정확한 탑 구조에 대한 고증이 어려운 데다 높이가 82m나 되는 거대한 목탑을 세우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

황룡사는 553년(진흥왕 14년)에 늪지 2만5000평을 메워 공사를 시작해 645년(선덕여왕 13년)에 완성된 거대 사찰로 1238년(고려 고종 25년) 몽골의 침략 때 불타기까지 약 700년 동안 동양 최대 사찰로 웅장한 모습을 유지해왔다.

9층 목탑은 643년 자장(慈藏)대사의 요청으로 세워진 것으로 9개의 층은 일본, 중국, 오월, 탐라, 말갈, 예맥 등 신라 주변의 9개 나라를 상징했다.

당시 신라는 주변국에 국력을 과시하고 호국을 상징하는 뜻에서 아파트 30층 높이에 해당할 정도로 웅장한 이 탑을 건립한 것으로 전해져 온다.

경북도는 탑이 완성될 경우 층별로 5대양 6대주의 문화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최윤섭(崔閏燮) 경북도 기획관리실장은 "새로운 문화재를 만든다는 자세로 9층탑을 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룡사와 관련해 솔거(率居)가 그린 소나무 벽화가 실물에 가까워 새들이 날아오기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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