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델리형 샌드위치점][음식]'업그레이드'된 다양함

  • 입력 2002년 7월 11일 16시 17분


서울 워커힐호텔 델리의 샌드위치[사진=전영한기자]
서울 워커힐호텔 델리의 샌드위치
[사진=전영한기자]
델리(Deli)형 샌드위치점이 등장하고 있다. ‘테이크 아웃’으로 달아오른 샌드위치 시장의 제2라운드다. 델리란 원래 반찬가게 혹은 식품점이라는 뜻.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스타일은 샌드위치만으로 끼니를 해결하기에는 맨송맨송하던 사람들에게 가볍게 곁들여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다양한 샌드위치를 비롯해 수프, 치즈, 샐러드, 디저트 등을 특화하거나 때로는 이들 메뉴를 샌드위치 이상의 상품으로 주객전도시키며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패스트푸드점과는 차별화하면서 빵과 재료의 질로 승부를 거는 곳도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샌드위치 자체도 업그레이드 된 것이 많다. 일례로 빵과 재료의 접합이 신통치 않아 잘못 씹으면 빵 옆구리가 터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의 신생 샌드위치점에서는 보다 유기적으로 재료들을 결합시켜 ‘마지막 한 입’까지 균등한 비율로 섞인 빵과 재료들을 맛볼 수 있다. 최근 서울 시내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디한 5개의 델리형 샌드위치점을 들여다보자.

●바인스(vines·793-7868, 지역번호는 02)

속재료를 보면 샌드위치같고, 겉모습을 보면 피자같은 ‘키쉬(quiche)’를 제공하는, 국내에선 흔치 않은 곳이다. ‘키쉬’는 프랑스 요리로, 감자 브로콜리 토마토 버섯 등의 신선한 야채를 대구살 베이컨 치즈 등과 함께 가공해 오븐에서 구운 음식.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소스 없이 먹는 게 알맞다. 한달 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외인주택가에 들어선 이 곳은 이 동네에 거주하는 서양인들의 단골반찬가게로 부상 중이다.

빠르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은 ‘패스트푸드’와 같지만, ‘건강식’과의 균형을 잡도록 노력한다. 각종 샐러드와 빵에는 버터 대신 저지방 저칼로리의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다.‘가정식 허브햄’은 돼지 안심을 허브에 절여 회색빛을 띠며 향이 진하다. 소의 볼살을 와인에 절인 것이나 돼지고기를 차갑게 가공해 소스에 찍어먹는 ‘스페니시 텐더로인’도 있다. 치즈 코코넛 바나나를 사용한 갓 구운 타르트요리는 5000원대. 런치와 디너세트 메뉴는 1만5000∼2만원.

●카페죤(Cafe jaune·2269-7011)

샌드위치 맛을 ‘치즈’에 걸었다. 치즈는 이 곳에선 주재료다. 덴마크산 ‘프리코’치즈를 주로 사용하는데, 지방을 제거한 탈지우유로 만든 덕분에 열량도 낮다. 프리코치즈는 에담치즈의 일종이며 방부제 대신 소금물만 사용한 자연발효치즈. 우리의 메주처럼, 발효과정에서 많은 영양분을 얻게된다. 샌드위치 빵도 7가지 잡곡을 섞어 만든 무가당빵이며 야채도 유기농 농산물만 쓴다.

섯소스 에담치즈 햄을 섞은 ‘빅에담’, 허브 토마토 에담치즈 훈연치즈를 섞은 ‘페퍼로니’, 호도빵, 바질소스, 잡곡, 독일식으로 절인 양상추가 들어간 ‘월넛치즈’ 등이 인기메뉴다. 훈연치즈는 일반 치즈에 비해 짭짤하며 뒷맛은 매콤하기까지 하다. ‘과일샐러드’를 시키면 가공하지 않은 계절 과일들을 섞어 컵에 넣어준다.

서울 중구 충무로 삼성제일병원 정문 앞에 넉달 전 문을 열었다. 다이어트식이나 ‘배부르지 않은 점심’을 찾는 병원내방고객들이 많이 들른다. 각종 샌드위치가 3000∼4000원. 샐러드와 주스류는 2500∼3000원.

●세븐스프링스(Seven springs·567-7738)

‘밥보다 반찬’이 좋은 곳이다. 샐러드전문을 표방하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역 근처에 넉달 전 문을 열었다. 샌드위치와 마찬가지로, 든든한 끼니로 대용할 수있는 샐러드가 있다. 에피타이저-수프-누들(파스타류)-라이스(김치, 해물볶음밥)-샐러드-케이크로 이루어진 ‘샐러드바’가 있다. 소스만 해도 베이컨 오렌지 머스터드 커리 만다린 우메보시 스페니시 등 30여종이 있다. 매운 맛, 신 맛, 절인 매실 맛 등 단순한 맛부터 ‘삶은 계란에 식초향을 섞은’ 복합적인 향취까지 느낄 수 있다. 평일 오후 2∼4시에는 ‘해피 아워’를 적용해 10%를 할인해 준다. 샐러드에 치킨 쇠고기 참치 새우 연어 등의 그릴요리를 곁들이고 과일을 함께 내는 ‘그레이트 샐러드’메뉴는 1만6000∼2만원. 샌드위치는 ‘샐러드 바’가격을 포함해 1만3000∼1만5000원. 샌드위치에는 특히 레몬, 식초, 볶은 양파나 피망 등이 많이 들어있다.

●퀴즈노스(Quizno’s·539-8410)

샌드위치 빵과 속으로 들어간 재료들이 유기적으로 접합돼 있어 혀 안에서 느껴지는 맛의 감도가 일정한 장점이 있으며, 감촉이 보드라운 북미산 통호밀빵을 사용해 시종 쫄깃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빌딩 부근에 두달 전 문을 열었다. ‘따뜻한 밥 한 공기’를 연상시키듯, ‘따뜻한 샌드위치(Warm Sandwich)’가 이 곳의 모토다. 언제나 주문과 동시에 갓 데운 빵을 사용해 특히 버터나 소스의 버무림 상태가 좋다.

블랙 앵거스 스테이크는 ‘불고기 백반’을 연상시킨다. 짭짤하게 양념한 쇠고기 스테이크와 모짜렐라 체다치즈 버섯, 여기에다 살짝 볶은 양파, 허니 머스터드소스, 스파이스 소스를 가미해 매콤한 맛을 부각시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이외에 칠면조, 베이컨, 참치, 와인에 숙성한 살라미를 주재료로 한 샌드위치들이 있다.

소중대의 3가지 크기로 샌드위치를 주문해 먹을 수 있으며, 4900원부터 1만5000원까지 중고가 샌드위치들을 망라한다. 크램차우더, 칠리 수프도 있다.

●숲(Sooop·3466-8663)

수프전문점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수프의 종류가 많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크우드 호텔 지하 1층에 석달 전 문을 열었다. 마치 밥에 찌개를 곁들이는 것처럼, 샌드위치에 곁들이는 한 그릇의 수프는 허기진 속을 포만감 느껴지게 달래준다.

‘중국풍 게살수프’에는 게살이 어묵처럼 큼직하게 건더기로 등장하며, 해산물과 감자가 섞인 ‘시푸드 차우더’는 서양식 해물탕의 느낌이다. 진한 소시지맛이 좋은 ‘소시지 검보’, 잘게 찢은 닭고기 살과 면이 조화를 이룬 ‘치킨 누들 수프’, 베이컨과 고춧가루를 넣은 ‘얼큰한 맛의 야채수프’ 등도 인기 메뉴다. 볶음밥이나 빵을 보너스로 주는 ‘콤보’메뉴도 있다.

스페인 요리의 일종으로 토마토 수프와 과일들을 차갑게 가공한 냉(冷)수프 ‘후루티 가스파초’나 딸기와 열대과일을 섞은 ‘딸기 셔벗 수프’ 등도 흔치 않은 메뉴다. 더운 날 콩국수 이상의 묘미를 안겨준다. 각종 샌드위치와 수프는 3800∼5800원.

☞ 샌드위치 요리 보기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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