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시험장 마비사태…‘교통사면’첫날 접수창구 북새통

  • 입력 2002년 7월 10일 18시 15분


【정부의 ‘도로교통법 위반자 벌점 등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로 10일 전국의 면허시험장들은 면허증을 돌려 받거나 응시 결격 기간 해제로 새로 면허증을 취득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또 경찰청과 전국의 경찰서 교통과에는 특별감면 조치가 발표된 9일 오후부터 자신이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되는 지와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묻는 전화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도봉 강서 서부 강남 등 서울의 4개 면허시험장에는 10일 아침 업무시작 1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평소보다 3, 4배 많은 사람이 몰렸다.

평소 하루 1000여명이 찾는 강남면허시험장의 경우 이날 3000여명이 찾아와 북새통을 이뤘다. 2층 원서 접수처는 10개 창구에 300여명이 줄을 서 2층을 꽉 채우고 계단 복도까지 늘어섰다. 또 원서 접수에 필요한 영수필증을 사려는 사람과 신체검사를 받으려는 사람 400여명도 길게 줄을 서 앞마당까지 채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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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허시험장 비상대책]

강남면허시험장 관계자는 “신체검사를 지정병원으로 유도하고 접수창구도 2∼4개 늘릴 예정이지만 워낙 신청자가 많아 평소 한 달 정도 걸리는 운전면허증 발급이 두세 달 정도 걸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대학생 박모씨(25)는 “예전에는 15분 만에 접수가 끝났는데 오늘은 2시간째 기다리고 있다”며 “하지만 다시 면허증을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지방의 면허시험장도 북새통을 이루기는 마찬가지였다.

부산 남구 용호동 부산 남부운전면허시험장은 평소에는 하루 평균 민원인이 1000명 정도였으나 이날은 3000여명이 찾아와 운전면허 응시원서를 내는 데만도 3∼5시간이나 걸리는 등 민원창구가 대혼잡을 빚었다.

이에 따라 면허시험장 측은 업무 마감시간인 오후 6시에 출입문을 잠갔지만 이미 민원실에 들어온 민원인들의 서류를 처리하기 위해 업무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연장했다.

남부면허시험장 민원실장 조현규(趙賢奎·45) 경사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일반 민원인은 ‘법을 지키고 살면 손해’라고 말하고 있다”며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환영하겠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국민은 법질서 붕괴를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운전면허 응시자 접수를 시작한 대구 북구 태전동 대구운전면허시험장은 오전 10시경 20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접수창구가 완전 마비됐다.

경찰은 이들 중 1500명에게는 대기자 번호표를 나눠주고 이날 오후 10시까지 원서를 접수하기로 약속했으나 나머지 500여명에게는 11일 접수해달라고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경찰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면허시험장에서 면허시험을 신청한 사람은 4만4558명으로 9일의 1만4558명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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