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연주여행이 행복한 첼리스트' 랄프 커쉬바움

  • 입력 2002년 5월 31일 16시 55분


코멘트
첼리스트 랄프 커쉬바움(56)은 항상 바쁜 사람이다. 독주자로, 교수로, 또 페스티벌 음악감독으로 1인 3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첫번째 한국 방문 일정 중에도 서울시향과의 협연(5월23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금호 금요콘서트 5주년 기념 독주회(5월25일), 그리고 세 번의 마스터클래스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사람들이 연주여행을 다니면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는데 저는 오히려 일상에서 해방되어 더 좋습니다. 연주자는 무대 경험을 많이 가질수록 자신감을 갖고 연주를 즐기게 되니까요.”

영국 맨체스터의 북부 왕립음악원 교수인 커쉬바움은 첼리스트 이유홍과 송영훈의 스승이기도 하다. “이유홍과 송영훈은 재능이 있고 빨리 배우는 학생들이라 가르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미국 텍사스의 시골에서 태어난 커쉬바움은 음악가인 아버지에게서 처음 첼로를 배웠다. 가스파르 카사도 첼로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그는 50세를 맞은 지난 96년에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장장 한 달간 갈라콘서트를 열었을 정도로 유럽에서 인정받는 첼리스트다.

“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마을에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 저희 가족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홉 살 때부터 다른 아이들에게 첼로를 가르치기 시작했죠. 가르치는 것은 제자와의 대화이고, 연주는 피아니스트와의 대화라고 생각해요.”

커쉬바움은 근래 자신이 시작한 맨체스터 국제첼로페스티벌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7회를 맞은 지난해에는 150대의 첼로가 BBC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했습니다. 독주자의 성향이 강한 바이올리니스트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제 자신도 어린 시절 100여명의 첼리스트와 함께 92세의 카잘스가 지휘한 첼로 합주에 참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원경 주간동아 기자 winni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